강영석 상주시장
강영석 상주시장

근·현대사에서 경부축 교통망을 비켜나 낙후의 쓰라림을 감내 했던 상주가 이제 사통팔달의 교통 결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중부내륙, 당진~영덕, 상주~영천 등 고속도로 3개 노선이 지나고 나들목도 6개에 이른다. 이 같은 교통 여건과 앞선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경북도농업기술원을 유치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과 귀농귀촌인 유치, 관광산업 육성 등 도시를 역동적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외에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가 있다. 바로 철도다. 정부는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경남 거제에 이르는 철도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국토의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현재 수서에서 문경까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3년 완공 예정이다. 김천~거제 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면서 철도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서울에서 거제까지 노선 가운데 중간 지점인 문경~상주~김천 구간(73㎞)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 노선이 없다는 것은 국토 종단 철도의 허리가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4월 시장으로 취임한 후 이 노선의 연결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미래형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가 없이는 지역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기업과 귀농귀촌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상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볼 때도 그렇다. 수도권에서 충청·경북·경남의 주요 도시를 연결해야 철도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지방 도시가 공존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된다. 미래 세대와 국가의 재도약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다.

그동안 철도 연결을 위해 정부 관련 부처와 출향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당위성을 역설했다.

청와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회 등 관련기관을 40차례 가까이 방문하는 등 노선 건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민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문경~상주~김천 구간 조기 구축 탄원서 서명 운동에 상주 시민의 97%인 9만5천300여 명이 뜻을 함께했다.

이웃 도시인 문경과 김천 역시 힘을 보탰다. 지난 6월 상주·문경·김천시의 관련 부서장이 모여 중부내륙철도 문경~상주~김천 구간 건설 실무협의회를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어 각 도시별로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철도 연결을 촉구하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이 결과 상주·문경·김천 시민의 79%인 24만4천여 명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반향이 컸다. 지난 7월에는 세 도시 시민의 강력한 바람이 담긴 탄원서를 대통령 비서실, 국회의장,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철도시설공단 등에 제출했다.

철도 조기 구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물불가리지 않고 달려가 예비타당성 조사의 조속한 통과와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경~상주~김천 노선은 총 길이 73㎞에 예상 사업비가 1조3천700여억 원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이 노선의 경제성 여부를 확인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민은 지방에서 하는 대형사업 중 경제성이 제대로 인정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런 만큼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최근에는 공사비 절감 방안을 마련해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다시 제출하는 등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취임 직후 상당히 걱정스러웠던 상황과 달리 희망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통과된 2021년도 정부 예산에 문경~상주~김천 철도기본계획 수립비 35억원이 확정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이르면 내년 2월께 나올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책사업을 유치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예비타당성조사의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시민과 함께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상주 시민과 경북 도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철도망 확충으로 경북의 도시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