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진영남대 객원교수·전 경북지방경찰청장
박화진영남대 객원교수·전 경북지방경찰청장

“이번 주말 맞선이 있는데 아직 장소를 못 정했어.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호텔이나 카페에서 하기가 좀 꺼림칙해!”

“드라이브 스루로 하면 어때?, 수어 몇 가지 익혀서 주차장 넓은 곳에 차 세워두고 차안에서 창문 조금 열어 둔 채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면 어떨까? 어차피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의사소통은 쉽지 않잖아.”

지나친 과장일까? 맥도날드 가게에서 차를 타고 음식을 사는 ‘드라이버 스루’가 역수출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피검사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는 것을 미국에서 벤치마킹하겠다고 한다. 피검사자와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효율성과 신속성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다. 한민족의 순발력과 현실적응력을 세계에 과시한 듯해 으쓱해진다. 포항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로 횟감을 사고파는 재치를 보였다. 여러 가지 드라이브 스루 생활 패턴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112순찰차로 순찰을 시작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과 같은 112순찰차 제도가 도입되기 전 경찰의 순찰활동은 주로 도보, 자전거로 이루어졌다. 주민들과 대면 접촉 할 수 있는 도보, 자전거 순찰은 당시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순찰제도였다. 범죄의 기동화, 광역화 추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순찰차 도입이 시급했고 대체로 지금까지 잘 정착된 순찰제도가 되었다. 하지만 순찰차 안에서 차창을 통해서 하는 순찰로는 지역주민과 거리감이 있게 된다. 좀 더 깊이 있게 지역 치안사정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도보순찰을 하면 순찰 중 만나는 지역민과 이런저런 대화로 구석구석의 치안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순찰차 순찰은 이런 점이 다소 소홀해 질 수 있다. 그래서 112순찰차량으로 순찰을 하더라도 일정시간은 차량에서 하차하여 근무하는 형식으로 보완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보순찰의 대면접촉만큼 될 수 없다. 광활한 관할과 기동성 있는 대응을 위해 일찍이 순찰차 제도를 도입한 미국에서는 차창 안 순찰에서 차창 밖 순찰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던지기 수법’이란 마약거래 범행 수법이 있다. 수사기관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대금을 차명계좌로 송금을 하고 물건(?)은 일정한 장소에 두고 매수자에 알려주어 찾아가게 하는 방법이다. 최대한 서로의 접촉을 차단하여 감시의 추적을 피하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음식도 현관에 두고 가게 한다고 한다. 앞으로 현관도 안심치 못하겠다며 소독기능이 있는 배달함을 아파트 입구에 설치하고 찾아가게 하는 신종 던지기 배달법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접촉에 대한 공포심 확산이 걱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떤 생활 패턴이 또 생길지 궁금하다. 악수로 반가움을 표시하던 인사가 손등치기나 심지어 발을 치는 농담반 진담반 행동들이 웃픈(웃기면서도 슬프다)현실이다. 엉덩이 치기로 발전해서 혹시 성희롱 문제까지 비화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기우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