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전 中~韓 오간 여행객서
확진자 나올 가능성 남아 있어
앞으로 1~2주 확산 위험 가장 커
확산 기점은 내달 둘째주 이후
환자 추가발생 여부 따라 판가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구시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29일 대구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국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분수령은 내달 초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는 4명으로, 지난 27일 55세 남성이 네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추가 확진환자는 없는 상황이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만 하루만에 71명이나 많아진 183명으로 집계됐지만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155명이 격리 해제 조치됐다. 남은 28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국내 첫 번째 감염증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24일 두 번째 확진 판정, 26일과 27일에 차례로 확진자가 나타났다. 네 명의 확진자들은 모두 명절인 설 전에 우한 또는 중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입국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명절이 지난 뒤에서야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보면, 설 명절 전까지 중국과 한국을 오간 여행객들에게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7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고, 질병관리본부는 다음날인 지난 28일이 돼서야 최근 14일 이내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 3천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WHO가 밝힌 최신 보고서에는 우한 폐렴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10일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질환 바이러스가 증상이 나타나고부터 전파력이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염 확산의 기점은 오는 2월 둘째주 이후 확진환자 추가 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특히,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설 연휴 이후 무려 5배 가까이나 급증한 점도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한다.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확진환자를 제외한 유증상자는 2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지난 28일 112명으로 늘었고, 29일에는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다행히 대부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격리 해제됐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 연휴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유입인구가 정점을 찍었고 이번 주부터는 이들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1∼2주가 감염 확산 위험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발병국인 중국에서는 29일 기준 5천97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판정을 받았고, 132명이 사망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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