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 한동대 교수
장규열 한동대 교수

세상이 바뀌었다.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디지털과 온라인은 이미 생활이 됐다. 인공지능은 생활의 지평에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불안정과 불확실이 오히려 상수가 됐다. 내일을 예측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태도마저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 전통과 관습이 푯대가 됐던 어제와는 결별해 오늘 우리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사이버 세상에는 정답이 실종됐다. 이전의 상식과 누군가의 권고에는 늘 물음표가 달린다. 트렌드의 유효기간이 짧아졌으며 유행의 속도는 상상을 넘는다. 이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 자신은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세상이 바뀐 만큼 나는 변화하고 있는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주창했던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이 최근 별세했다. 방대한 경영 사례들을 통해, 진정한 미래가치를 열어가는 방법이 ‘파괴적 혁신’임을 증명했다. 현대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그런 방식의 변화가 상식이 되어간다고 했다. 조금씩 바뀌어 가는 변화로는 부족하다고 하였다. 정답이 없어진 세상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상식을 거부하고 격식을 파괴하며 새롭게 만들어가는 혁신을 불러와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현대경영의 트렌드는 2010년 이후에는 상식이 됐다고 했다. 파괴의 수준에 이를 만큼 오늘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파괴를 통해 혁신에 이르는 경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도모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내일을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정치의 계절, 구호로만 변화를 외치는 정당들과 겉으로만 바꾸겠다는 정치인들이 차고 넘친다. ‘새정치’가 뭘 말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새롭다는 외침 가운데 옛 모습이 춤출 뿐, 변화와 혁신이 이처럼 공허하게 들릴 수 있을까. 풍성한 말들이 실제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어느 한 자락 바뀔 것으로 아무도 믿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세상은 빛의 속도로 바뀌어 가는데, 우리가 어제의 모습만 반복하고 있다면! 정치가 ‘변화’의 참뜻을 구부리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내일을 맞을 것인가. 이런 고답적인 정치환경이 혹 문화와 경제, 종교와 언론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누구도 진정한 변화를 도모하지 않고 아무도 바뀌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변화를 포기하면 내일이 없다. 과거를 반복하면 미래가 없다.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닌가. 변하지 않고 살아남을 길은 없다. 변화를 위해 우선 부수어야 한다. ‘파괴적 혁신’은 경영뿐 아니라 삶의 모든 과정에 적용돼야 한다. 변화하기 위해 부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당신의 오늘을 파괴하지 않고, 내일의 변화를 만날 재간이 없다.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지름길은 먼저 파괴하고 앞서 변화에 이르는 게 아닐까. 당신의 오늘을 파괴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