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개학 시작된 대구·경북 초·중·고 신종 코로나 ‘비상’
교육당국, 후베이성 방문 학생·교직원 14일간 등교 금지 등 조치
교육부는 학교 정상 운영 방침 정했지만 ‘개학 연기’ 여론 커져

정부 보건당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비해 격리 병상과 음압병실 대폭 확대 방침을 밝힌 가운데 28일 포항의료원 관계자가 음압 격리병실이 있는 클린 특수 병동을 점검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해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대구·경북지역 교육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로 격상되면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학교는 초비상이다. 겨울방학이 끝난 대구·경북지역 초·중·고등학교들은 이번 주부터 다음 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대구시교육청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감염증 예방과 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초등학교 172곳을 비롯한 중·고교 등 179곳이 개학해 학교장 책임 아래 전교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시행했다. 계획 중인 중국 방문이나 교류 행사는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체험학습, 수련활동과 같은 단체행사도 자제하도록 모든 기관에 요청한 상태다. 졸업식은 가급적 개별 교실에서 방송으로 진행하고, 학교 방문자에 대한 개인위생 관리도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같은 날 오전 경북교육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차단을 위해 교육감 주재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감염병 비상대책단장인 전진석 부교육감 주재로 교육지원청 교육장 영상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사항을 전달하고, 비상대책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협조를 당부했다.

주요 대책으로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무증상이라도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 △의심증상자 모니터링 △학교 출입문에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비치 △학생과 교직원의 중국 방문 연수 무기한 연기 △교내·외 단체행사 자제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 등 대응조치를 강화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개인위생,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 행동 수칙을 교육하고, 학생과 학부모 불안감 해소를 위해 SNS, 가정통신문, 학교와 교육지원청 누리집 등으로 감염병 주요 대응 상황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여전히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8일 대구교육대학교 안동부설초, 문경 용흥초 등 초등학교 4곳을 포함해 지역 학교들이 예정대로 개학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주부 A씨(44·포항시 북구)는 “당분간 어린이집이나 학원에도 보내지 않겠다는 학부모도 많다”면서 “개학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아 하루하루 불안하다. 방학 동안 해외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도 있을 텐데 가뜩이나 독감까지 유행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염려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교육부는 28일 오전 박백범 차관 주재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개최하고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수 조사를 통해 파악된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에 대해선 귀국일 기준 최소 14일 이상 자가격리를 요청한다. 학교별 전담자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개학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학부모 불안을 감안해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했으나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범정부적으로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상황임을 고려해 학교를 정상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백범 차관은 “이번 주 개학하는 학교의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감염병 예방활동 강화와 신속한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감염병 대응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창훈·심상선·김민정기자

    이창훈·심상선·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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