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등 공동연구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산불 발생 원리 규명

지구온난화가 대형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POSTECH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김진수 박사 팀은 서울대 정수종 교수, 일본 해양과학기술기구(JAMSTEC) 박호택 박사, 스위스 취리히 대학 가브리엘라 셰만-스트로브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북극진동(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과 관련된 남동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의 산불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지 8일자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남동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일어난 산불을 통해 산불과 기후상태 변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 주변을 에워싼 대기의 장벽이 깨짐과 동시에 시베리아지역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겨울의 온도를 높여 평소보다 눈을 빨리 녹여 지면이 건조해지면서 산불을 더욱 확산시키게 된다는 것. 또, 극 지역 중에서 산불이 가장 빈번한 남동 시베리아는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4∼5월)보다 1∼2개월 전 북극진동이 일어날 때 산불로 인한 연소 면적이 더 넓다는 결과를 얻었다.

더욱 큰 문제는 영구동토층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더 많은 탄소를 방출시키고, 대기 중 탄소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북극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온도가 상승하면 앞선 결과처럼 지면이 건조해져 산불이 또다시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한, 이 지역의 산불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중 에어로졸의 중요한 배출 요소 중 하나이다. 이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에 급격히 증가한 에어로졸이 편서풍을 타고 캐나다 대기질(air quality)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간 북극진동이 시베리아 산불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원리를 제시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연구는 겨울철 북극진동의 활동성 여부로 봄철 산불 확산 여부를 예측할 수 있어 산불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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