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날치기 상정 저지 규탄대회’에 참가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공수처법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16일 아수라장이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보수정당 지지자들이 국회 앞을 점검해 모든 출입문이 폐쇄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소속 의원 및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성조기나 손팻말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국회 사무처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

참가자들의 환호 속에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공수처 반대’와 ‘선거법 반대’를 20차례씩 외치자고 했다. 다만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듯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했다. 이후 황 대표와 의원들은 출입문을 봉쇄한 경찰관들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국회 본청으로 들어갔다.

반면 참가자들은 본청 앞 계단의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천막을 찾아가 이들이 민주당과 함께 공수처법·선거법을 추진하는 것에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국회 진입이 불허되자 정문과 후문 등지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 등을 불며 “문희상을 죽여라”, “빨갱이를 죽이자” 등의 함성을 질렀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고 비난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국회 본청 앞 선거개혁 농성장에 있던 정의당 당원 및 당직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욕설을 장시간 퍼붓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국회를 봉쇄하고 일을 키운 게 바로 문희상 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을 위해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문 의장”이라고 논평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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