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경북대 교수
김규종 경북대 교수

‘다이내믹 코리아’는 쉬지 않는다. 나라 안팎의 사정도 그렇거니와,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역동적이며 욕망에 들뜨고 미래를 기획하는 한국인! 그래서 영국의 좌파 저술가 마틴 자크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에서 2050년 1인당 국민소득 1위로 대한민국을 꼽는다.

그가 말하는 세계 1위 한국의 저변에 자리하는 것은 조지 소로스가 말하는 휴전선 철폐와 남북한 단일 경제공동체이리라.

그것은 불과 30년 뒤의 일이다. 그것은 꿈도 아니고, 망상은 더더욱 아니다. 19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2018년 30-50클럽에 가입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니까. 나는 ‘국뽕’ 개념으로 30∼50클럽을 말하지 않는다. 이념갈등, 빈부갈등, 노사갈등, 세대갈등, 종교갈등, 남녀갈등처럼 다차원적으로 작동하는 한국의 갈등기제는 임계점 직전까지 팽창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747’ 삽질과 ‘우주의 기운’ 운운했던 암흑시대를 지나면서도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성취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무리 우심한 내우외환이 얽히고설킨다 해도 난관을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실패하지 않은 역사문화의 전달에 있다. 실패한 과거에서 배우고, 잘못된 과거를 관 속에 처넣고 대못을 치는 강력한 역사이해와 실천기제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한국사회를 요동치게 하는 청구서가 우방이자 동맹이라는 미국에서 날아들었다. 물경 6조를 내란다. 작년에 1조 2천억을 냈는데, 그 5배를 내라는 것이다.

2015년에 담뱃값을 2천원 올리자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2천500원을 4천500원으로 0.8배 인상한 것이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충격이었는데, 한꺼번에 5배를 인상하라는 통지서를 날리고, 이의를 제기하니까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우리 국민 모두는 알고 있다. 한미동맹이 한미일동맹의 하부구조에 있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일본열도를 지켜주는 미일동맹의 실핏줄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 지어주고, 10조원으로 추산되는 미군기지 정화비용도 청구하지 않은 한국정부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요구하는 6조의 실상을 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

기존에 관행적으로 지급한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통상 9천억)는 당연하고, 괌이나 알래스카, 하와이에 있는 미군 순환배치 비용과 전략자산 전개비용도 한국이 내라는 것이다. 주한미군 특별수당은 물론 미군이 동반한 가족에게도 특별수당 주면 안 되겠냐는 게 미국의 주장이자 요구다. 이런 요구에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 모두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때마침 우리에게는 지소미아 카드도 아직 살아 있고, 중국에서는 왕의 외교부장이 12월 4∼5일 이틀 예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2016년 사드배치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우리가 가진 석장의 카드를 지혜롭게 활용해 전례 없는 난국을 풀어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