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행한 말 중 하나는 ‘내로남불’이 아닐까 싶다. 내로남불은 얼핏 사자성어 같아 보이지만 사자성어는 아니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의 줄임말이다. 비슷한 사자성어를 찾는다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들 수 있겠다. 나는 옳고 당신은 그르다는 것이다.

내로남불은 1990년대 정치권에 등장해 간간히 사용되다 문 정부 후 지금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전 정권시절 현 민주당 인사들의 정부에 대한 비판적 언행이 정권을 잡은 후 180도 달라졌다는 뜻이다. “남이 하면 안 되고 내가 하면 이해되는 일”이라는 의미로 현 정부한테는 비판적 용어로 쓰인다. 현 여권의 이중적이고 모순적 태도를 꼬집는 표현이다.

조국 전장관의 언행 불일치가 드러나면서 우리사회는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더욱 공고해진 측면이 있다. 동상이몽은 내로남불과는 다르다. 하지만 나만의 생각대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측면이 있다. 한 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각자가 다른 꿈을 꾼다는 이 뜻은 겉으로는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르게 행동할 때 쓰이는 말이다. 꿈은 혼자 꾸면 꿈에 불과 하지만 모두가 함께 꾸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성공한 시대의 영웅들은 항상 백성과 함께 미래를 열어왔다는 의미다. 국가가 지향하는 꿈이라면 국민과 함께라야 그 꿈의 실현성이 높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맞았다. 앞으로 남은 2년 반은 전반보다 훨씬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문 정부 전반부가 보여준 내로남불의 인식을 이제 깰 때다. 국민의 신뢰를 생각할 때다. 행여 후반부가 국민과는 동떨어진 동상이몽을 꿈꿀까 우려해서 하는 말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