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사랑한 사우스웨스트, 탄탄한 조직력 비결 됐다
직원을 사랑한 사우스웨스트, 탄탄한 조직력 비결 됐다
  • 황영우기자
  • 등록일 2019.10.30 19:52
  • 게재일 2019.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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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지역항공사 다시 취항해야 한다
③ 직원들과 성공역사를 쓴 사우스웨스트

사우스웨스트에서 근무하는 조종사들이 서로 악수를 하며 비행 전 긴장을 풀고 있다. ‘웃음과 재미’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정신이기도 하다.  /사우스웨스트 제공
사우스웨스트에서 근무하는 조종사들이 서로 악수를 하며 비행 전 긴장을 풀고 있다. ‘웃음과 재미’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정신이기도 하다. /사우스웨스트 제공

□ 직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사우스웨스트

설립 초기, 임원인 킹이나 라마 뮤즈 등은 사원용 선술집에 가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맥주를 마시는 일이 흔했다. 일례로 이런 모습을 본 경쟁사 브래니프 조종사들은 놀라서 맥주 잔을 떨어뜨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킹과 라마 뮤즈는 직원들의 만남을 통해 승객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승객들의 반응을 궁금하게 여겨 물었다고 한다. 킹은 현장에 나가 직원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을 중요한 일과로 여겼다고 알려졌다. 한달에 25∼30시간 비행기를 타면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항 현장을 점검할 기회를 가졌다. 심지어 킹은 1971년에 현장에 나가 최전선에서 뛰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날을 제정함으로써 이러한 행동을 하나의 기준으로도 확립했다.

 

장비 불충분, 작업 열악했지만
직원사기는 어느 회사 못지않아
열성적이고 직업윤리 강한
직원들 중진들과 격의없이 소통
금기사항은 2가지
우리는 못해, 그건 내일이 아니야

사우스웨스트의 창업자 허브 켈러허. 그는 올해 1월 3일(미국 현지시간) 87세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했다.  /사우스웨스트 제공
사우스웨스트의 창업자 허브 켈러허. 그는 올해 1월 3일(미국 현지시간) 87세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했다. /사우스웨스트 제공

□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사우스웨스트의 창업 첫해는 매우 어려웠다. 자원은 풍부하지 못했고 이용 승객수도 많지 않았다. 비행기 연료조차 두달씩이나 라마 뮤즈의 개인 신용카드로 구입해야 할 정도였다.

지상 장비도 턱없이 부족했고 그나마 있는 것도 낡아서 잘 가동되지 않았다. 때때로 직원들은 아주 낡았거나 버린 장비를 구해다가 대체품으로 사용했다. 한창 브래니프와 사우스웨스트 사이에 치열한 법정공방이 오갈 때여서 갈등이 심했지만, 브래니프 정비공들은 부품이나 도구를 사우스웨스트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어쩌면 불쌍하게 생각했거나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았을 공산도 크다. 업계 기준으로 볼 때 지상 장비가 불충분하고 작업 환경이 열악했지만 사기는 어느 회사 못지 않았다고 한다.

열성적이고 직업 윤리가 강한 직원들은 항상 중진들과 격의 없이 의사소통을 했고 ‘재미를 추구하는’기업문화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 외인구단이었던 사우스웨스트 직원들

사우스웨스트 초창기 직원들은 상당수가 다른 항공사에서 해고된 사람들이었다. 당시 망해버린 퍼듀 항공사 출신이 많았고 군대 출신들도 받아주는 데가 없어 사우스웨스트의 문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런 사람들은 실직이 얼마나 뼈아픈지 잘 알고 있었다.

직원들은 남들보다, 다른 경쟁 항공사들보다도 더 잘해내야 한다고 알고 있었고, ‘10분 턴’ 등도 이러한 절박한 마음에서 궁여지책으로 나오게 된 정책이였다고 회상한다.

조종사, 승무원, 정비공 등도 틈만 나면 기내로 들어가 좌석을 정리하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수화물을 정리하는 일들을 도왔다고 한다. 그들은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실제로도 정말 해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때 금기사항이 2가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못해’와 ‘그건 내 일 아니야’였다. 이러한 생존 전략은 창의적인 정신만 함양시킨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의 유대 의식을 아주 단단하게 단련시켰다.

 


인터뷰 ▶▶ 빌 콜(BILL COLE) 전 사우스웨스트 기장

 

가족같은 분위기 최고의 직장
허브캘러허는 내게 영웅
친근하고 그릇이 큰
전혀 색다른 타입의 리더



험난했던 법정 소송과 갖가지 방해 공작에도 사우스웨스트는 살아남았고 오히려 성공했다. 이러한 전설을 남긴 초창기 직원들은 아직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이 강하다. 22년 동안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를 조종했던, 창립자 중 한 명인 허브 캘러허와 개인적으로도 교류가 있었던 빌 콜 전 기장을 만났다.



-본인의 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빌콜, 올해로 77세다. 현재는 러브필드 공항 근처에 위치한 항공박물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이곳은 사우스웨스트는 물론이고 지역 투자자들이 합심해 만든 비행역사의 기록보관소 역할을 하고 있다.


1965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월남전 참전도 한 경력이 있다. 대한민국도 군 복무 당시 임무 수행차 들린 적이 있어 친근하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 동안 사우스웨스트에서 기장으로서 일을 했다. 마지막 2년 동안은 조종 훈련 시뮬레이터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 성공한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에도 사고사례가 있었는지.

△기체 결함 정도는 있어도 큰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무 당시 단 한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이 사고도 옆의 비행기 펜이 고장나 조각이 날라오면서 우리 비행기 창가 승객 1명이 맞아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그때 기장과 부기장이 침착하게 대처해 비행기를 급강하시켜 산소마스크를 내려오게 했고 대형 인명피해를 막아냈다. 우리 사우스웨스트는 조종사 훈련이 굉장히 철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비상상황에 대응 방법도 이미 숙지해 항상 승객 안전에 최선을 다한다.



-사우스웨스트에 도움을 준 기관, 정부 등이 있다면.

△정부는 우리에게 도움을 거의 안줬다. 거의 개인투자자들 중심이었다.

새로운 지역항공사도 지자체나 우리의 ‘캘러허’같은 의지가 강한 인물이 나서서 투자자를 모으는게 우선으로 보인다. 사우스웨스트 설립자도 종잣돈을 가지고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시작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자랑한다면.

△최고의 직장이었다. 직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사우스웨스트를 직장으로 가진 건 축복이었다. 일하면서 은행에 예금도 잘 되있고, 직원들간 소통도 잘돼 서로 잘 뭉쳤다.

특히 허브 캘러허는 나에게 있어 영웅이었다. 기존의 리더가 아닌 전혀 색다른 타입의 리더였다. 다른 항공사는 해고를 잘 하는데 사우스웨스트는 정말 큰 이유가 아니면 해고를 안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흔히 회사가 어려울때 하는 정리해고도 우리 회사는 하지 않는다. 직원들이 실수를 해도 기간을 주고 개선하도록 도와준다.

-회사에서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면.

△뭐니뭐니 해도 허브 캘러허가 제일 기억이 난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항상 배려했다. 한번은 내가 조종사였을 때 공항에 내리면서 마주쳤는데 캘러허가 “조종사, 차가 어딨냐”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직원 주차장에 있다”하니, 캘러허가 “1번 게이트에 내 차가 있으니 같이 가자”라며 운전해줬다. 캘러허는 항상 직원들에게 친근했고 스킨십도 서스럼없이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직원들을 안고 키스하기도 했다.

또한 내가 아들과 야구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캘러허가 담배를 입에 물고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와 시구하는 등 그는 정말 자유분방하면서도 그릇이 크게 느껴진 사람이었다.

요즘에는 컴퓨터로 하지만 옛날에는 조종사들이 모여 노트에 몇시에 비행기를 타는지 기록하는 ‘파일럿 라운지’가 있었는데 캘러허가 항상 매일 아침 나와 인사하고 ‘우리’라는 개념을 상기시켰다.

콜린 법률사무장도 기억에 남는다. 사우스웨스트 조직 문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사우스웨스트 문화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어느날 직원들에게 줄 먹을 것을 챙겨온 적이 있는데 직원들과 얘기하다가 “우리 이날을 문화의 날로 만듭시다”라며 즉흥적으로 제안해 실제 기념일이 정해지기도 했다.



-포항시를 기반으로 했던 저가항공사가 최근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사를 두고 싶어하는 포항시에 조언을 한다면.

△논리적으로 봐도 이용자가 시민들이다. 시민 중 사업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커뮤니티 등 단체를 만들어 ‘우리는 지역항공사를 원한다’라는 슬로건으로 항공사 창립 또는 유치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포스코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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