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미소를 지은 채 내 눈을 바라보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살아있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구말구요.” 나는 얼른 지갑에서 나의 가족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기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 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한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작가 생텍쥐페리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 그 미소의 기적이 없었더라면 인류는 ‘어린왕자’를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엘라 휠러 윌콕스는 말합니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도 그대와 함께 웃는다. 울어라 그러면 그대 혼자 울게 된다.” 우리 안면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굳어지게 마련입니다. 굴러가는 낙엽에도 깔깔거리며 웃고 말았던 어린 시절의 감성을 살려낼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밝은 웃음은 주변을 맑히고 빛내며 타인의 마음속에도 작은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는 가장 큰 사회 공헌입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멋진 일을 시작해 볼까요?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