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도 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매미는 일주일 정도 밤낮으로 울다가 떨어져 죽는데 이 짧은 생을 위해 십 년 동안 어둡고 차가운 땅속에서 기다린 것이다. 한사코 곁에서 뜨겁게 우는 매미처럼 우리네 뜨거운 사랑도 그래야 한다는 시인의 묵시적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