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 독일의 작은 마을. 피아노 독주회 광고가 났습니다. 프란츠 리스트의 제자가 연주하는 콘서트였습니다. 순식간에 티켓은 다 팔리고 연주회는 지역사회에 큰 화제가 됩니다. 곳곳에 포스터가 붙습니다. “피아노의 왕자 프란츠 리스트의 제자, 그 품격 있는 연주가 우리 마을에 오다.”

프란츠 리스트는 마침 우연히 그 마을을 여행 중이었습니다. 포스터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제자 중에 이런 여인이 있었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습니다. 프란츠 리스트가 그 마을에 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음악회를 준비하던 여인은 밤새 고민하다가 연주회 아침 리스트가 묵고 있는 저택을 찾아가 용서를 빕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병든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없어서 시골 마을을 돌며 연주회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 이름도 없는 제게 극장이 선뜻 공연 허가를 내줄 리 없기에 선생님 제자라고 속였습니다. 연주회를 취소하고 잘못을 빌겠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리스트는 무릎을 꿇은 여인을 일으킵니다. “솔직하게 말해 주어 고마워요. 이쪽으로 와서 피아노를 한 번 쳐 볼 수 있겠어요?” 리스트는 원포인트 레슨으로 여인의 부족함을 보완해 줍니다. “당신은 내 제자요. 이제부터 떳떳한 마음으로 연주를 해도 좋소.”

무명의 피아니스트는 용서의 기쁨과 감동을 안고 그 감격을 연주에 쏟아부었습니다. 청중들은 기립 박수로 여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박수가 그쳐갈 무렵 무대에 프란츠 리스트가 등장합니다. 리스트는 자신의 제자의 연주를 축하한다며, 청중들을 위해 멋진 연주를 선사했습니다. 그날 독일의 작은 마을에는 별들이 더할 나위 없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프레드 러스킨은 말합니다. “용서는 감옥 문의 열쇠를 우리 손에 쥐어 준다. 용서하고 나면 두려워할 일이 적어진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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