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2019년 대한민국균형발전박람회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동안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04년 부산을 시작으로 해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역박람회가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열리기는 처음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지역균형발전위원회 멤버들 가운데 국장급 3명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조만간 위원회를 떠난다고 해 환송회를 치렀다. 경북 경산에 출마 예정인 전상헌 국장, 경기도 김포에 박진영 국장, 전라남도 광주에 조오섭 국장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전성헌·박진영 국장은 대구·경북출신이어서 자주 만나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사이였고, 조오섭 국장 역시 광주 출신이지만 지역균형발전위원회에 몸담은 동안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여러 제안을 함께 고민했던 사이인지라 무운을 빌어주었다.

그들과 내년 총선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대구·경북이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는 대목에 이르러 여러 상념이 떠올랐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인지라 행정부처에 대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곤 했다. 실제로 지역의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집권여당 소속인 이들의 입김과 영향력이 적지않게 작용하는 듯 했다. 그래서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식견도 상당하고, 처신도 반듯한 이들이 각자 원하는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치현실은 필자의 바람과는 다르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으로서 당선됐고, 홍의락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에 입당한 경우다. 나머지 대구 10곳, 경북 13곳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당선돼 ‘자유한국당 텃밭’으로 불리는 게 대구·경북의 실상이다. 최근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아성인 대구·경북지역 공략을 위해 젊고 참신한 당료나 공무원 출신들을 차출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5일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대구시당 예산정책 간담회’를 열고, 대구시에 대한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하는 등 대구 민심 구애에 나섰다. 대구·경북지역 내년 현안사업 예산을 당지도부가 직접 나서 챙겨주겠다니 약속이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정치가 사회·경제·문회 모든 분야를 끌어가는 정치과잉이 문제다. 필자는 정치는 정치인들끼리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역민을 대표해 일할 일꾼을 뽑는 총선에서는 무슨 당소속이냐가 아니라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보고 뽑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당별로 패거리를 나눠 싸움박질이나 하는 정치꾼들을 배제할 수 있다. 또 그런 민주적인 표심의 발현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인재를 뽑을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