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은 한국인이 즐겨 찾는 대표 요리다. 돼지 갈비 부근에 붙은 부위로 살과 비계가 세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삼겹살이 우리 국민의 대중적 요리로 자리를 잡은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지 않다.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문화는 고구려 때부터 있었지만 돼지고기 구이는 양념구이지 삼겹살처럼 생고기를 불판에 굽는 형태는 아니었다. 조선시대 때도 고기를 삶거나 찌거나 국으로 끓이는 형태가 보통이었다. 굽는 요리는 한참 뒤다.

언론에서 삽겹살을 처음 언급한 것은 1934년 서울 모 일간지에서다. 삼겹살이 우리 국민의 대표 음식인 반면에 등장 시기는 그리 오래전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속설에 따르면 1980년대 강원도 탄광촌 광부가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목의 먼지를 씻겨낸다고 하여 시작했다는 설도 있으나 근거는 없다. 요리업계는 1970년대 중반 우리경제 발전과 더불어 육류소비가 늘면서 삼겹살이 널리 보급됐다고 본다. 특히 휴대용 가스레인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문화가 전국화됐다고 한다.

삼겹살은 서민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는 이만큼 좋은 음식도 없다. 풍부한 지방 덕에 맛도 뛰어나다. 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영양학적으로도 알맞다. 돼지고기에 있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B₁은 쇠고기보다 10배나 많다. 지친 피로를 풀고 몸의 활력을 돕는 데 최고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산되면서 삼겹살 애호가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돼지열병에 걸리면 무조건 폐사하는데 돼지 열병이 진정될 기미가 안보여서다. 북한에서는 돼지열병으로 일부 지방에서는 돼지가 전멸한 상태라 한다. 이러다 삼겹살을 영 못 먹는 건 아닌지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서민 요리 삼겹살이 위기에 빠졌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