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두열 소방장, 장태영 소방사, 한승호 소방교.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말복을 나흘 앞둔 7일 포항 도심에서 ‘닭 포획 소동’이 일었다.

소동이 벌어진 곳은 포항북부소방서 뒤편 주차장. 7일 낮 12시 30분께 소방대원들은 검은색을 띤 닭 한 마리를 주차장에서 목격했다.

직원들은 맨손으로 닭을 잡아보려고 달려들었으나, 쏜살같이 도망 다니는 닭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민 끝에 직원들은 ‘동물 전문 포획가’인 포항북부소방서 구조구급센터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박두열 소방장(39), 한승호 소방교(38), 장태영 소방사(28)는 상황을 전해듣고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나름 동물 포획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재빠르게 도망 다니는 닭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자칫 닭이 도로로 도망가면 교통사고로 번질 우려가 있어 제대로 된 포획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구조구급센터 직원들은 회의 끝에 한쪽 구석으로 몰아서 그물망으로 잡자는 작전을 세웠다.

계획은 순조로웠다. 맞은편인 포항북부경찰서 왼편 골목으로 닭을 모는 데 성공했고, 이를 지켜보던 포항북부경찰관들까지 가세해 한 원룸 주차장으로 닭을 몰았다.

닭은 소방과 경찰의 눈부신 공조에 구석으로 몰렸고, 결국 그물망 안으로 들어갔다.

닭을 잡고 나서도 소방관들의 고민은 이어졌다. 닭의 주인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박두열 소방장은 “닭이 식용과는 달리 ‘잘생겨서’ 관상용 닭으로 추정된다”며 “주인이 찾을 수 있게끔 얼마간은 케이지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부소방서는 10일동안 닭을 임시 보관할 계획이며,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포항 흥해유기동물보호센터에 인계할 계획이다.

검은색 ‘오골계’로 추정되는 닭의 주인은 포항북부소방서(260-2250)로 연락하면 된다.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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