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까?
한국이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까?
  • 등록일 2019.08.05 19:21
  • 게재일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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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세계적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저금리로 인해 헤지펀드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환경이다. 즉 약간의 취약성만 보여도 헤지펀드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데 지금은 한국의 약점이 드러나는 국면이라서 걱정된다.

먼저 세계교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출의존적인 독일, 일본, 한국 등이 취약한 것은 당연하다. 만일 트럼프가 중국을 KO시킬 수 있다면 미-중 갈등은 쉽게 끝나고 이들 국가의 고통도 덜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중국의 지난 2분기 GDP성장률은 전년비 6.2%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숫자다. 특히 2분기 말로 갈수록 중국의 회복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트럼프가 중국을 두들기고 있지만 중국이 버티고 있다. 괜히 중국의 내구력만 입증시켜 준 셈이다. 여기서 트럼프가 꼬리를 내릴 수 없다. 더 강한 약을 쓸 수 있다는 것이고, 그 피해는 수출의존도가 큰 나라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한국으로 넘어 올 수 있다.

또한 한국 산업의 두 기둥인 반도체, 자동차가 흔들린다. 원화가치가 절하되면 이를 가격경쟁력으로 활용하며 더 많은 달러를 벌어 들이던 건강한 수출기업들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감히 한국을 공격하지 못했는데 이제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동차의 경우 세계 최대인 중국시장이 의외로 위축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의 자동차 보급과정을 감안할 때 중국 자동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그래서 모두가 중국에서 설비증설에 공격적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1선 도시의 자동차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됐고, 도로 등 자동차 인프라의 더딘 보급, 그리고 예상보다 심각했던 대기오염이 수요를 제한했다. 그 결과 중국이 급작스러운 공급과잉으로 접어 들었다. 사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미국, 유럽처럼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수익성이 높았는데 그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 반도체는 아직 성장과정이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헤지펀드들도 중국정부가 삼성전자를 추격하여 흔들어 놓기 전까지는 한국을 관망하는 분위기였는데 의외로 한일 통상마찰로 인해 삼성전자가 한국을 떠나야 한다면 서둘러 공격해 볼만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한편 한국은 인구도 가장 빨리 노령화되는 국가 중 하나다. 즉 향후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급증할 것이다. 또한 연기금의 자산이 과대평가되고, 부채가 과소평가된 부분도 정부재정으로 충당해야 한다. 특히 한국에는 통일이라는 이벤트가 있다. 예전에 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은 통일되면 달러당 3천원 갑니까?”라고 물은 적 있다. 통일비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한국의 구조적 문제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나올 수 밖에 없으니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시간을 끌더라도 승산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 만일 헤지펀드가 한국자산을 팔거나 원화를 공격해서 절하시키면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한국은 수입물가가 상승해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 정부가 이를 좌시할 수 없으므로 재정으로 그 부담을 흡수하게 될텐데 이는 또 다른 원화가치 하락 요인이므로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해 볼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

2016년 초 소로스는 중국 위안화를 공매도하며 공격했다. 부채위주의 기형적 성장이 지속될 수 없고,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지금 빚이 있어도 성장을 지속하면 갚고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헤지펀드의 공격에서 벗어나려면 성장이 살아 있어야 한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젊은 벤처기업들을 지속적으로 탄생시킬 수 있는 인프라와 규정을 시급히 갖춰야 하고, 이들의 성장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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