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따를 지도자
목숨 걸고 따를 지도자
  • 등록일 2019.07.15 19:46
  • 게재일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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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죽여버리겠어!’ 안회는 허리 춤에 차고 있던 보검을 조용히 뽑아 듭니다. ‘음탕한 계집을 먼저 죽일 것인가? 사내를 먼저 죽일 것인가?’ 아내를 먼저 죽이기로 하고 칼끝을 겨누는 순간 머리를 때리는 생각이 있습니다. 스승의 두 번째 문장입니다.

‘명확히 하지 않고서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눈물이 솟구칩니다. 칼을 내려 탁자에 올려놓고 촛불을 켭니다. 잠들어 있는 아내 옆에 누워있던 사람은 가끔 놀러와 아내를 위로하던 누이였습니다. 안회는 공자에게 달려갑니다.

“스승님의 두 마디 문장 때문에 제가 살고, 아내가 살고, 누이동생이 살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아셨습니까?”

“별것 아닐세. 어제는 날씨가 너무 건조하고 더워서 천둥 번개가 칠 것을 예상했을 뿐일세. 고향으로 떠나는 자세 표정을 살펴보니 왠지 분한 마음이 가득해 보였네. 허리춤에 차고 있는 보검이 유독 눈에 들어오더군. 그뿐일세. ”

흐느끼는 어깨를 토닥이며 스승은 말을 잇습니다. “자네가 집으로 돌아간 이유를 알고 있네. 집안 일은 핑계였을 뿐, 포목점 손님에게 터무니없는 대답을 한 것에 자네가 얼마나 실망했는지 보았지. 내가 너무 늙고 사리판단이 분명치 않아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 직감했네. 내가 23이 맞다고 하면 그저 관 하나 내주는 것뿐이지만 24가 맞다고 하면 그 사람은 목숨을 내 놓아야 하지 않겠나? 관이 중요한지 사람이 중요한지는 어린 아이라도 분별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나?”

안회는 큰 절을 올리며 말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대의(大義)를 중시하고 보잘 것없는 작은 시비(是非)를 무시하는 그 도량과 지혜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이후 안회는 가는 곳마다 스승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유교5성 중 공자 다음 위치에 있습니다. 공자를 따르는 제자들의 삶은 궁핍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만 이들 무리가 역사에 끼친 영향은 그 어떤 자본보다 크고 강합니다. 2500년의 세월을 지나 더 강렬하게 빛을 발하고 있지요. 1960년대 하버드 대학의 개혁을 주도했던 내이턴 M. 푸시(Nathan M. Pusey) 총장은 이렇게 외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는 네 가지가 필요하다. 마음껏 흔들 수 있는 깃발, 목 놓아 부를 수 있는 노래, 철저히 믿을 수 있는 신조, 목숨을 걸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 젊은이들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땀과 눈물을 흘리는 그 누군가가 바로 그대라는 것을 믿습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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