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반발·재정부담 ‘미개최’ 갈 뻔
고3 특기생 대학 진학 고려해 ‘선회’
도체육회 “화합 제전에 최선”

2020년 경북도민체전 개최선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 도민들과 체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천시와 경북도체육회 가운데 누구의 말이 진실이냐는 것이다.

경북도체육회는 최근 제22차 이사회를 열고 2020년 경북도민체전 개최방식을 당초 종합체육대회에서 종목별 분산개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2020년 경북도민체전은 김천시에서 종합대회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다 김천시가 갑자기 “도비지원없는 도민체전은 개최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경북도체육회는 분산개최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도 체육회가 도민체전을 한해 거르는 유보 대신 분산개최를 선택한 데는 도내 체육특기생인 고교3학년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도체육회 내부에서는 논란이 계속되자 한 때 도민체전을 개최하지 않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0년 구미에서 개최되는 제101회 전국체전으로 인해 2020년 도민체전에 지원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려면 약 500억원 안팎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적 부담과 함께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도체육회는 2020년 도민체전 미개최까지도 검토했지만, 체육특기생들에게 체대 진학과 더불어 실업팀 입단에 있어 무엇보다도 대회 입상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분산개최를 최종 결정했다.

일단 대회를 유치하고 보자는 지자체의 안일함도 부분적인 원인이 됐다. 김천시는 별도의 예산지원 없이 2020년 경북도민체전을 개최하겠다는 제안을 경북도체육회에 했다. 당시 김천시는 2021년 경북도민체전 개최 유치신청을 해 울진군, 예천군과 개최지를 두고 3파전을 벌이는 상태였다.

김천시는 협의 과정에서 ‘2021년 개최를 포기할테니 2020년 개최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경북도체육회에 전달했고, 경북도체육회는 정식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김천시의 의견을 그대로 이사회에 반영했다. 이후 김천시가 “도비 지원없는 도민체전은 개최하기가 어렵다”는 공식입장을 밝힌데는 대회를 유치하면 설마 도비지원이 없을수 있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체육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윤광수 경북체육회 상임부회장은 “도민체전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불폅화음으로 도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규정상 미비했던 점은 즉각 조치, 보완해 경북도민체전이 진정한 도민화합의 대제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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