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 주일 가량 늦은 올 장마가 본격 시작됐다. 기상청은 지난 주말 전국에 뿌린 장맛비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이 달 6일께 다시 북상해 비를 내릴 것이라 한다. 올해 장마는 7월 말까지 한반도 위아래로 오가며 비를 뿌리는 짧고 굵은 장마가 될 것이라 한다. 올해도 철저한 장마 준비로 피해 예방에 나서야 할 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장마철이 되면 장마에 대비한 각종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으나 자연재해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작년에도 장마에 이어 3차례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6명의 사망자와 실종자, 1천억 원이 넘는 재산상 피해를 냈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10월 6일 태풍 콩레이가 영덕군에 상륙하면서 큰 피해를 안겼다. 383㎜의 집중 호우로 1명이 숨지고 주택 1천15채가 물에 잠겼다. 집이 파손되고 도로 등 공공시설과 어선,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도 상당했다.

8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피해에 대한 복구는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산사태가 난 인근 7번 국도변은 아직도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물폭탄의 시발점으로 주목된 강구역 인근의 하천복구 공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장마가 시작하자 지난해 악몽이 되풀이 될까 주민들이 벌써 불안해하고 있다.

장마철에는 홍수와 산사태, 침수, 붕괴, 낙석사고 등 다양한 사고들이 일어난다. 언제 어디서 예고 없는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신재생 에너지 정책의 추진으로 전국 산림 곳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면서 산사태 등의 위험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청도에서는 집중호우로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한 적이 있다.

경북도는 면적이 넓고 가축과 어장, 농작물 재배지역도 비교적 많아 피해가 나면 그 정도가 대개 크게 나타난다. 사전 예방 활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각종 재난사고는 천재(天災)라기 보다 인재(人災)일 경우가 훨씬 많다. 사전의 철저한 준비가 있으면 피해를 확 줄일 수 있는 데도 소홀히 해서 불행을 겪는 일이 실제 많이 일어난다.

장마와 태풍 등 자연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완전히 제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빈틈없는 준비와 재난 대응 시스템의 올바른 작동으로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피해를 입은 영덕군이 아직까지 수마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인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다. 장마는 자연재난뿐 아니라 여름철 각종 질병도 유발한다. 위생관리도 신경써야 할 분야다. 행정기관을 비롯 민간단체나 개인도 장마에 대비해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등 사고 예방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