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인센티브 유감
용적률 인센티브 유감
  • 등록일 2019.06.18 19:49
  • 게재일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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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대구취재본부 부장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대구지역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가 거의 고갈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6개월 동안 이들 사업을 수주한 회사들은 지역업체는 단 한 곳도 없고 전부 서울에 본사를 둔 이른바 메이저급 회사들이 차지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11월 지역업체들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23%까지 높여주는 제도를 도입했는데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조합원은 가구당 수천만원의 이익이 돌아오는 제도인 데도 조합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를 두고 지역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대구시의 인센티브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대구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이제 메이저급 건설회사들의 각축장이나 다름없게 됐고 곳곳에서 지역업체들이 수주전에서 선정되지 않는 현상을 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는 인센티브 적용사업장이 적은데다 홍보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가 분석한 결과 대구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사업지는 10여 곳이고 이중 단 2곳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저도 조합원에 대한 사전 홍보활동 금지 규정에 발목이 잡혀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어 지역 건설업체들이 수주전에서 고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조합원의 개발이익이 가구당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홍보할 시간이 없어 애로를 겪었다는 것이 지역 업체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심지어 지역 건설업체들은 대구시의 홍보가 부족해 조합원들이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를 알지 못하면서 외지 대형 건설업체의 브랜드 네임을 통한 아파트값 상승을 원인으로 한 선호도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실질적으로 메이저 건설업체들은 브랜드 네임에 대한 인센티브를 최대한 강조하며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지역업체를 몇 수 아래로 보는 수주전을 펼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사로 선정된 대구 북구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지역업체인 화성산업은 공사비로 3.3㎡당 447만원에 대구시가 지원하는 용적률 인센티브 23%를 적용해 용적률 407%에 최고층수 41층을 제안했다. 반면 인센티브가 없는데도 코오롱글로벌은 3.3㎡당 공사비 447만원, 용적률 410%를 적용해 최고층수 49층, 851가구를 제안했다. 이는 지역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한 것보다 코오롱글로벌이 더 높은 용적률을 제시한 것으로 현실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해 줄 수 있는 대구시 관계자는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져 조합원들의 불만을 샀다. 이러니 최근 6개월 동안 지역업체의 재개발, 재건축 수주가 단 한 건도 없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제도상으로는 지역 업체들을 돕고 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끄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제도다. 지역 건설업체들이 더 이상 수주전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강조 않겠다고 할 정도로 유명무실한 제도로 여기는 이유도 이것이다.

대구시의 어정쩡한 자세 때문에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과열되면서 금품살포 의혹이 일거나 세입자·재건축조합 간에 이주 지원을 둘러싸고 집단 갈등도 빚어졌다. 특히 지난달 실시된 대구 북구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과 관련, 수주 경쟁을 벌이는 건설사들을 상대로 금품제공 여부를 대구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건설업자가 조합원에 금품 등을 제공할 경우 과징금과 함께 1∼2년간 입찰참가가 제한된다. 대구지역 건설업체 수주를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대전제를 깔고 있는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가 오히려 지역업체의 발목을 잡는 현실을 타개할 실질적인 방안을 대구시가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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