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젖다
달에 젖다
  • 등록일 2019.06.03 19:49
  • 게재일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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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영

밤하늘엔

달무리가 졌다

보름달이 슬립을 걸쳤나

풍만한 달은

자극적이어서 좋다

이봐요, 어서 들어와요

보름달 속에 손을 밀어 넣으니

따뜻한 강물이 만져진다

물어뜯은 이빨자국

할퀸 손톱물결도 보인다

달도 나이가 차면

누군가 몹시 그리워지나 보다

한 달에 꼭 한 번

강물 위로 내려와

흠뻑 젖는 걸 보면

시인의 우주적 상상력이 매우 감각적으로 형상화된 시다. 시 전체를 흐르는 주된 정서는 그리움이다. ‘달도 나이가 차면 누군가 몹시 그리워 지나보다’라고 표현한 시행에서 시인의 감정이 달에 이입됨을 본다. 생명이 있든 없든 삼라만상이 다 소멸의 시간이 다가오면 그리움에 젖기 마련일 것이라는 시인의 말에 동의하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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