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월. 탄자니아 카샤샤에 사는 야미는 열두 살 사춘기 소녀입니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웃음을 멈추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선생님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야미는 더 크게 웃기 시작하지요. 친구들이 따라서 웃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학생들은 얼굴을 마주치자 마자 웃기 시작합니다. 웃음은 이제 옆 교실로 전염되지요. 또 옆 교실로. 학교 전체가 삽시간에 웃음 바다가 되어버립니다. 복통을 호소하듯 배를 움켜 쥐고 웃는 아이들도 있고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 아이들, 소리를 내며 깔깔깔 웃는 아이들…. 그 누구도 이 아이들의 웃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카샤샤의 한 미션 스쿨에서 발생한 이 웃음은 7주 동안이나 지속됐고 학교는 두 달 만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특정 감정 상태가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는 사례는 수백 년 전부터 흔히 있는 일입니다. 중세 시대 14세기에는 독일의 아헨에서 갑자기 지역 주민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지요.

웃음이나 춤이 일으키는 격렬한 감정은 사람의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버드 대학의 니콜라스 크리스태키스 박사는 감정이 어떻게 전이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가에 대해 전문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총 1만2천67명을 추적, 연구해 발표한 결과입니다.

내 친구(1단계)가 행복할 때, 내가 행복할 확률은 15%가 상승한다. 친구의 친구(2단계)가 행복할 때, 그 행복이 친구를 거쳐 나에게 전달될 확률은 10% 상승.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가 행복할 때, 그 행복으로 내가 행복해질 확률은 평소보다 6% 올라간다.

행복을 만드는 비결은 주위에 행복한 사람을 두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나를 놓아 두는 일입니다. 훌륭한 삶을 위해 분투하고 격려가 넘치는 곳에 머물러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불행해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울한 사람, 불평 불만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으면 그만입니다. 사회적 연결망은 이렇게 강렬한 힘으로 공기처럼 소리없이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했지요. “지금 네가 읽고 있는 책, 네가 자주 가는 곳, 네 곁에 있는 사람이 네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내가 행복하면 내 옆에 사람들이 행복해질 확률이 15% 상승합니다. 나 한사람의 행복이 내 친구의 친구를 10% 더 행복하게 만듭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는 6%를 행복하게 하는 거죠. 내가 곧 등불입니다.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