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체감은 물론 국가 주무부서의 발표내용과도 판이한 주장들을 거듭 펼치고 있어서 도대체 무슨 통계자료를 보고 말하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며칠 전에는 집권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국민 지지율이 오차범위에 육박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흔들리는 통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의도되거나 조작된 통계수치는 궁극적으로 민심 왜곡을 불러와 나라의 미래를 망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5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하방 리스크가 확대하고 있다”며 “광공업 생산, 설비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대통령은 “경제가 성공 중”이라고 장담했는데 정부는 ‘빨간불’을 켠 셈이다. 도대체 청와대와 기재부가 어떤 통계자료를 따로 들고 읽고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2주년을 맞아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조사항목이 엇비슷한 가운데 국정운영 평가 등 대부분 항목에서 결과가 유사하다. 그러나 유독 정당 지지도만은 괴리가 컸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기간 5월 7~10일·조사 대상 2020명)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8.7%, 자유한국당 34.3%로 집계됐다. 최대 오차범위를 적용하면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이 같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KBS·한국리서치(기간 5월 7~8일·조사 대상 1000명) 조사에선 민주당 34.7%, 한국당 21.7%로 민주당이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 한국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코리아리서치(기간 5월 5~6일·조사 대상 1006명) 조사 역시 민주당 36.9%, 한국당 24.7%로 큰 차이가 없었다. SBS·칸타코리아(기간 5월 7~8일·조사 대상 1007명) 조사의 경우 민주당 32.2%, 한국당 16.8%로 민주당이 한국당을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앞섰다.

널뛰기 여론조사의 경우 전문가들이 나서서 여론 조사기관의 조사방법의 차이점 때문에 결과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부동층이 조사결과의 대세에 따라 표심이나 지지를 결정하는 ‘밴드왜건’ 함정에 빠질 위험이 한껏 높아진 셈이어서 심각한 걱정거리다. 대통령의 통계 해석이 국민의 체감수준은 물론 주무 부처의 해석과 상반되는 현상이나, 여론조사결과가 천양지차로 춤을 추는 것은 즉각적으로 민심 왜곡을 불러온다. 이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통계의 신뢰성이 이래서는 안 된다. 정직한 통계와 지혜로운 해석이 절실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