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진행한 KBS 송현정 기자에 대한 여당 인사들과 지지층 네티즌들의 신상털이와 무차별 공격이 극성이다. 공격적이고 무례한 진행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척결’ 주문마저 쏟아진다. 지난 1월 10일 있었던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당시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의 사례와도 맞물린다. 이낙연 총리까지 야릇한 간접비판을 내놨다. 청와대의 낡은 소통의식은 물론 여당 인사들과 지지층의 언론관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 방송에서 진행을 맡은 KBS 송현정 기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줄곧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송 기자는 대담에서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이야기한다”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문 대통령이 질의의 취지와 다른 말을 할 때는 말을 끊기도 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송 기자의 태도는 하나의 인터뷰 스타일일 뿐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KBS 홈페이지에 갖가지 패악스러운 비난이 난무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아마 바로 반격과 공격을 했을 것”이라면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들먹거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신문의 ‘문’자는 ‘들을 문(聞)’자다. 그러나 많은 기자는 ‘물을 문(問)’으로 잘못 안다”고 썼다. 하지만 이날 특집의 타이틀은 ‘대담’이었고, ‘듣는다’가 아닌 ‘묻는다’였다.

예외 없이 송현정 기자에 대한 무차별 신상털이가 시작됐다. 그의 부모, 배우자, 동생 등 가족들의 내력까지 들춰지고 인신공격까지 따라붙는다. 지난 1월 10일 있었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에게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당찬 질문을 던져 해괴한 공격을 당했던 김예령 기자를 떠오르게 한다. 기자가 경계해야 할 일은 오직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호도하는 것뿐이다.

언론자유의 척도는 민주주의의 척도라는 말은 영원한 금과옥조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언론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북한과 뚜렷이 구별된다. 기자가 권력자 앞에 공손해서 진실이 은폐되기보다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례한’ 게 차라리 낫다. 취임 2주년을 맞아 단독 대담으로 ‘간 보기’를 했던 청와대는 안 되겠던지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의 비공식 간담회마저 취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 집무실마저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한 지도자 아니던가. 최소한 기자들과의 진솔한 대화, 격의 없는 수시 만남이 이뤄지는 선진문화를 기대해 왔다. 구시대적 소통의식과 경직된 언론관은 진정 청산되고 개혁돼야 할 적폐 중의 적폐다. ‘촛불 정권’이라고 우쭐대려면 최소한 이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