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통합신공항을 둘러싼 지역여론이 또다시 분열 양상을 보여 우려스럽다. 분열된 여론이 지역발전을 전제로 한 건전한 논쟁의 장이라는 데 이의는 없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논쟁의 확산이 끝 간줄 모른다면 신공항 건설 자체가 동력을 잃을까 걱정이 된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이나 대구경북의 통합신공항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논란 속에 빠져 있다. 이런 논란 속에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단체가 출범함으로써 연내 통합신공항 부지 최종 선정을 기대하고 있는 지역으로서는 혼란스런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일 대구시의회에서는 남부권 관문공항 재추진본부(상임대표 김형기)가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추진본부는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과 부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 모두 중단하고 남부권에 하나의 관문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발표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추진을 둘러싼 지역 내 여론이 한쪽 더 갈라진 모양새가 됐다. 그동안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에 대해 군공항 존치를 주장하는 여론이 맞서 갈등을 빚어 왔으나 이날 남부권 신공항추진본부의 출범으로 대구신공항 여론은 세 갈래로 갈라진 꼴이 됐다.

남부권 관문공항 재추진본부는 “남부권 관문공항은 영호남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중추공항(제2관문공항)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처럼 각 단체장의 의도대로 대구통합신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되면 영호남 전체가 공멸하는 꼴이 된다고도 했다. 영호남이 하나로 뭉쳐 남부권 관문공항을 건설하면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남부권 신공항 추진본부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명분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대구통합신공항은 법적 근거를 갖고 진행 중인 사업이다. 이미 정부가 연내 후보지 선정을 마치겠다고 약속한 사업으로 대구경북이 일방으로 끝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영호남을 아우르는 관문 공항을 세우려면 대구경북뿐 아니라 가덕도신공항을 추진 중인 부산경남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에 따른 영호남 지역민의 호응이 얼마나 될지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대구경북의 명운을 걸 만큼의 중차대한 프로젝트다. 지역의 미래와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한 야심찬 사업이다. 때마침 경북도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매머드급 추진단을 구성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연내 최종부지 선정에 대비한 공항 배후 신도시 건설 등 만반의 준비를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구통합신공항 사업 추진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계당국은 흩어진 여론을 모으고 이해와 설득이라는 과정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고민에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