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중간 국회의원 자리 뜨자
군의원들 줄줄이 뒤따라 퇴장
“공천권에만 눈 먼 의원들
정작 주인공인 군민은 뒷전”
칠곡 군민들 거센 비난 목소리

칠곡군의원들이 군민의 날 행사 도중 지역 국회의원을 따라 줄줄이 자리를 비워 빈축을 사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 7일 오후 5시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에서 ‘제15회 칠곡군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선기 군수와 이완영(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 이재호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지역 기관 단체장, 도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기념사, 축사, 시상식, 칠곡군민들의 단합과 결속을 위한 비전퍼포먼스,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비전퍼포먼스 직후 발생했다. 이완영 국회의원이 행사 중간에 자리를 뜨자 군의원들이 그 뒤를 따라 나가며 자리를 비웠다.

이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의원은 이재호 군의장과 최인희 군의원뿐이었다.

확인 결과 군의원들이 행사장에서 자리를 떠난 이유는 이완영 의원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의회 관계자는 “무대 위에서 열리는 비전퍼포먼스를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오니 내빈석을 군민들이 차지하고 있어 부득이 공연장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이완영 의원과의 저녁 약속 일정은 당초 오후 7시 30분이었는데 자리가 없다보니 7시로 변경해 조금 일찍 이동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들을 위한 내빈석이 따로 마련돼 있었고, 군수와 다른 기관 단체장들은 아무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또 행사관계자와 참석한 군민들에 따르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들이 비운 내빈석은 텅 비어있었다.

행사장에 있던 군민 이모(56)씨는 “행사 도중에 모두 빠져 나간 것도 눈꼴시러운데 국회의원이랑 밥을 먹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니 기가 찬다”면서 “군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만 바라보는 군의원들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행사를 주최측 관계자는 “군 의원들이 행사 도중 자리를 비운 것은 그만큼 중대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믿는다”며 “하지만, 다른 행사도 아니고 군민의 날 행사인데 군민을 모시는 의원들이 그렇게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은 군민에게 매우 송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칠곡/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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