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이 서민엔 ‘근심의 달’
‘가정의 달’ 오월이 서민엔 ‘근심의 달’
  • 박동혁기자
  • 등록일 2019.05.02 20:18
  • 게재일 2019.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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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어버이·스승의 날…
기념일 몰려 있어 부담 큰데다
소주·맥주·삼겹살값 등 ‘들썩’
통계는 저물가 상황 가리켜도
서민 체감과는 여전히 거리감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결혼기념일까지 5월이라, 걱정이 태산입니다.”

포항에 사는 직장인 김태정(40·가명)씨는 요즘 가계부만 들여다보면 한숨이 나온다.

‘가정의달’ 5월이 되면서 넉넉치 않은 자금사정 속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와 아내, 홀어머니까지 가족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어린이날, 어버이날, 결혼기념일 예산으로 잡은 금액은 총 50만원.

김씨는 “선물, 식사 등에 사용되는 비용을 모두 감안한 금액이라 계획적인 소비가 필요하다”며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사용할 돈이 조금이라도 초과된다면 5월 중순에 잡혀있는 결혼기념일을 보내는데 지장을 줄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각종 기념일로 가계지출이 많은 5월이 다가온 가운데 소주, 삼겹살, 휘발유 등 각종 서민물가가 이미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라 가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생활물가 상승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은 전년 동기 대비 0.6%, 전달 대비로는 0.4% 올랐다. 통계상의 안정세와 달리 체감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 문제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고 지출비중이 큰 141개 품목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 구성항목 가운데 식품이 많이 올랐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매출 1위인 하이트진로는 지난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360㎖)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천15.7원에서 1천81.2원으로 65.5원(6.45%) 인상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참이슬 두 제품(360㎖) 가격은 1천660원에서 1천800원으로 140원(8.4%), 두 제품 640㎖ 페트병 가격은 2천800원에서 3천원으로 200원(7.1%) 인상됐다. 일부지역 음식점에서는 소주 1병에 5천원을 받는 곳도 나와 애주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맥주는 이미 지난달부터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1천147원에서 1천203.22원으로 56.22원(4.9%) 올랐다.

소주와 함께 먹는 서민 대표 음식인 삼겹살 등 돼지고기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센터에 따르면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지난 3월 ㎏당 1만6천901원에서 4월 1만8천546원으로 9.7% 올랐다.

여기에 최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이달 들어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49%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ASF의 영향으로 1억 3천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될 것으로 전망돼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전 세계적인 돼지고기 시세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외신은 중국에서 사육중인 돼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어 중국발 삼겹살 가격 인상이 밀어닥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환율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수입물가 상승도 우려되는 시점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축소 결정으로 기름값 상승도 예고돼 있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15%에서 7%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일부터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65원, 경유는 ℓ당 46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ℓ당 16원 오르게 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유통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465.82원이다. 유류세 인상으로 휘발유 가격은 1천500원대를 훌쩍 넘어 1천600원대도 머지 않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지난 2월 2013년 이후 6년 만에 인상이 결정된 택시요금, 시외·고속버스 요금 등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 서민들의 지갑을 더욱 얇아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민 최모(53·여)씨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모두가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는데 물가도 줄줄이 올라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졌다”며 “정부에서 물가를 안정시킬만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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