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국회’
‘극한 국회’
  • 김진호기자
  • 등록일 2019.04.25 21:30
  • 게재일 2019.0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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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임 팩스 신청·병상 결재·감금·탈출 ‘패스트트랙 소동’
한국당, 특위 회의실 등 봉쇄… 여야 4당 합의안 마련 조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하며 헌법수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5일 선거법 등 혁신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회가 극한대치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드시 시도하겠다고 선언했고, 자유한국당은 국회 사무실 점거 농성으로 실력저지에 나섰다.

국회는 이날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을 접수하는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본청 7층 의안과를 찾았으나, 이를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가로막으면서 격한 충돌을 빚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20분간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다 한국당의 강력한 저지가 계속되자 법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문 의장은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고 국회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후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이 투입돼 한국당 의원들을 떼어내려고 했으나 숫자에서 한국당 측에 밀리며 일단 철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8시께 의안과 앞으로 다시 갔으나 ‘인간 띠 방어막’을 친한국당에 막혀 법안 제출에는 실패했다. 다만 공수처법안은 민주당 의원들이 의안과를 찾기 전 팩스로 이미 제출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오른 상태이며,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인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 역시 팩스로 제출되는 과정에서 팩스기기가 파손돼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8시 20분 현재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분위기는 이날 오전부터 팽팽한 긴장으로 뒤덮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의 자당 의원들과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국회 의사과로 몰려가 실력행사를 시도하자 팩스로 사보임을 신청했고, 이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병상에서 사보임을 허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에서 임재훈 의원으로 사보임신청서를 제출했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를 구두로 결재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에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협상 과정에서 공수처 잠정 합의안과 관련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고, 결국 김 원내대표가 권 의원의 사보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지상욱·하태경 의원 등은 전날 오후부터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사보임한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발, 신청서가 접수되는 국회 의사과를 점거했다. 이들 바른정당계 의원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의사과에서 사보임 신청서 제출을 막았고, 이날 오전에도 8시 30분부터 의사과에 집결했다.

계속 병원을 지키고 있던 이들은 문 의장이 결국 사보임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극렬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도 문 의장의 사보임 신청 허가에 반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허가한 국회의장의 처분은 국회법 제48조6항을 위반해 무효의 처분”이라며 “헌재가 나중에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사보임 허가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하면 오늘의 결정도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사개특위 위원이 채이배 의원으로 변경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 채 의원 사무실로 몰려들었다. 11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채 의원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갔고, 채 의원은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채 의원은 경찰 출동후 6시간 만에 사무실을 나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안 논의가 진행 중인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직행했다. 한국당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층 사무실과 3층 운영위원회 사무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리는 4층에 자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들을 투입해 회의실 봉쇄에 나섰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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