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대정부 규탄집회 후 청와대 앞까지 거리행진
황교안 “文대통령, 김정은 대변인 역할하며 사방팔방 구걸”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 인사와 국정운영을 비판하며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벌인 첫 장외투쟁이다.

한국당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고 명명했다. 한국당은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중앙당 및 시·도당 당직자 등에게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영선, 김연철 장관에 이어 헌법재판관까지 임명을 강행한 데 반발해 거리로 나온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대북정책 등 국정운영 전반을 맹비난했다.

본격적인 집회 시작 전 단상에 오른 한국당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은 “김경수·드루킹으로 정권을 잡은 세력답게 여론조작까지 하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했다”며 “해외에서 전자결재로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요즘 말로 국민마저 개무시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성토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이미선 재판관 임명이 국가보안법(국보법) 폐지를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 9명인 헌법재판관 중 6명만 이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갖다놓으면 못할 일이 없다”며 “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좌파세력이 주장하는 것은 국보법 폐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국회도 필요없이 누군가가 시켜서 헌재에 국보법 폐지 소원을 내면 이 재판관들에 의해 국보법은 생명이 다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 원내대표는 “이념의 포로가 된 이 정권은 적폐세력 청산만 이야기하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북한만 바라본다”며 “북한과 적폐청산만 이야기하는‘북적북적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운동권 1기였던 노무현 정부가 국보법 폐지를 위해 얼마나 극렬하게 투쟁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막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싸웠냐”며 “만약 헌재에서 국보법이 위헌으로 결정나면 우리의 노력도 소용이 없어진다.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그는 “의회 민주주의를 장악하려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라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정의당이 힘을 합쳐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도입하면 이제 국회를 버려야 한다.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처리를 강행할 경우 국회 보이콧 등 장외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황 대표는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의도는 보이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경제는 IMF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정말 폭망”이라며 “대한민국 안보는 김정은에게 구걸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파탄의 계곡으로 몰고가는 문재인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잡아넣고, 아무리 큰 병에 시달려도 끝내 감옥에 가둬놓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8만8천건의 댓글을 조작한 김경수 지사는 말도 안되는 보석 판결로 풀어줘 대놓고 증거인멸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의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당이 이 정권의 좌파독재가 끝날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제가 선봉에 서겠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문재인 정부의 좌파톡재를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행사가 끝난 뒤 한국당 관계자들과 집회 참석자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고, “문재인 정부 경제실정 심판하자”, “민생 파탄낸 문재인 각성하라” 등을 외쳤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