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현장 조사서 훼손 확인
“위법 드러나면 법적책임 묻겠다”
시, 관련 부서간 협의도 않고 추진
“도굴 가능성도 배제 못해” 밝혀

구미시가 돌배나무 특화 숲 조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고대 고분군 유물들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10년간 150억원을 들여 무을면 460㏊에 돌배나무 관광 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고려·조선·신라 시대 유적지의 유물들을 파손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긴급 현장조사를 벌여 유물 훼손을 확인했다. 현재 이곳 고분군 주위에는 고려 시대 청자와 조선 시대 분청사기, 신라 시대 토기 등으로 추정되는 유물들이 흩어져 있다.

문화재청은 송삼리·무수리·무이리 등 7만여㎡를 고분군으로 보고 이 중 송삼리의 고분군 유물들이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구미시가 문화재 분포지역에서 사업을 시행해 유적·유물이 훼손됐다”고 구두로 통보한 뒤 다음 주 초 관련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이어 “현장확인 사항을 정리한 뒤 관련 법령을 검토해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을면 일대는 오는 2002년 구미시가 영남대 민족연구소에 용역을 맡겨 신라 시대 고분군이 묻혀 있는 것으로 조사된 곳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구미시 산림과와 문화재를 관리하는 문화예술과가 사전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사업추진 전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공사 전 도굴로 훼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훼손에 따라 구미시에 특화 숲 공사중단 및 보전 조치를 통보했다.

구미시는 산림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지방비로 돌배나무숲 사업을 직접 시행, 산림조합을 시공자로 정했다. 산림조성으로 관광객 유치는 물론 양봉업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가구재 활용지 가능하다며 시행한 것이다.

돌배나무 특화 숲 조성 사업은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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