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송수신 장치 60% 이상이 수도권 편중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 지역엔 언제쯤 5G?
대구 4.1% 경북 1.5% 설치 고작
LG유플러스는 95% 수도권에
문 대통령 “5G, 새 도전의 기회”
고품질 서비스 위해 개선 시급

정부가 8일 세계 최초의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를 선포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주민들이 5G를 통해 받는 혜택은 ‘하늘과 땅’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5G 기지국 송수신 장치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방도시는 활용도가 높지 않아 시설투자 안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3대 이동통신사 중 LG유플러스의 경우 서울, 인천, 경기, 대전,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에 설치한 5G 기지국이 전무한 실정이라 해당 지역 5G 이용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큰 실정이다.

이같은 5G 수도권 편중 현상은 이동통신사들이 기지국 숫자 늘리기 경쟁에 돌입하면서 비교적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에 기지국을 집중 설치한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5G+ 전략 발표 현장에 참석해 “이동통신 3사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5G에 기반한 신산업 생태계는 청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 국가적으로는 제2벤처 붐을 일으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가 차원의 5G 전략을 추진해 세계 최고 5G 생태계를 조성하려 한다”며 “2026년 세계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양질의 일자리 60만개 창출, 73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이처럼 5G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구축이 수도권 및 대도시에 집중돼 지역별 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 청원)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8만5천261개 기지국 장치 중 64.4%인 5만4천899개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지방광역시에 설치된 5G 장치는 총 1만8천84개(21.2%)로 나타났다. 대구는 1천781개(4.1%)로 서울(1만7천937개), 경기(9천321개), 인천(3천389개), 부산(2천344개), 대전(2천54개)에 이어 6번째로 많았으나 서울의 10분의 1에 불과해 보급률이 현저히 낮았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경북의 경우 전국에 설치된 5G 기지국의 1.5% 수준인 647개만 설치돼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3대 통신사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설비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기지국 1만1천363곳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무려 94.8%인 1만1천51개를 설치했다. 대전(4.3%), 광주(0.9%)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자체 12곳에는 기지국이 단 한 곳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KT도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각했다. KT는 수도권에 2만2천645개(64.2%). 5대 광역시에 8천7개(22.7%), 그 외 지역에 4천612개(13.1%)의 기지국 장치를 설치했다.

그나마 고른 투자를 한 곳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서울·수도권에 2만1천203개(55.5%), 5대 광역시에 9천344개(24.5%), 그 외 지역에 7천666개(20.1%)의 기지국 장치를 구축했다.

변재일 의원은 “5G 상용화 초기인 만큼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5G 서비스 제공 지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들의 피해와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업계의 5G 네트워크 구축 경쟁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순히 기지국 숫자 늘리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고품질의 안정적인 5G 서비스 제공을 위한 송수신 장비 확충에도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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