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순시기 시작
예수 고난 동참·부활 준비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지난해 재의 수요일 미사 모습.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제공
천주교 신자들은 6일부터‘재의 수요일’로 시작되는 사순(四旬) 시기를 맞이했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40일 동안 통회와 보속, 희생으로 예수 부활을 준비한다. 사순 시기의 의미와 유래 및 신앙생활에 대해 알아본다.

△사순(四旬)시기의 의미와 유래

가톨릭대사전은 사순절을‘파스카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설정된 40일간의 기간’으로 정의한다.

사순시기가 어떻게 생성됐는지 정확히 증명된 바는 없으나 부활절을 맞기 전에 이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을 두고자 하는데서 서서히 생성 발전돼 왔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 주님만찬 미사 전까지 기간은 44일이고 여기서 주일을 빼면 38일이 된다. 그렇게 볼 때 ‘40’이라는 숫자는 글자 그대로 부활전 40일을 뜻한다기 보다 영신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40년 방랑, 모세의 40일 단식, 엘리야의 40일 단식, 예수의 40일 단식 등 하느님을 만나기 전 정화의 기간을 뜻하는 성서의 상징적 숫자로 볼 수 있다. 결국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있어 사순시기는 부활하실 예수님을 준비하는,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합당한 준비를 갖추는 기간이다.

이런 면에서 오늘날의 사순절은 글자 그대로의 40일로 받아들이기보다 영성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신자들은 주님의 수난을 슬퍼하기보다는 부활의 기쁨에 비춰 고통과 죽음을 묵상한다. 고행과 단식 역시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사랑과 나눔의 실천, 수난에 참여해 얻게 될 부활의 영광에 대한 희망과 연관된다.

△사순 시기 전례와 생활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점인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는 믿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은총의 때이기도 하다. 이

이 시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하며 인류 구원을 위해 외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감으로써 주님의 부활에 동참하는 길을 준비하게 된다. 사목자들은 사순시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례시기가 예수부활 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마련됐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순시기 준비는 내적인 준비와 외적인 준비로 얘기할 수 있다. 단식과 금육이 외적 준비에 해당되며 내적 준비는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써 하느님을 향하는 마음과 전례 예절을 통한 준비이다. 즉 회개와 속죄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쇄신하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뜻한다.

이같은 준비들을 일컬어 넓은 의미로 ‘사순 시기에 재를 지킨다’고 하는데 좁은 의미로는 대재인 단식과 소재인 금육을 말한다. 단식의 경우 교부들은 ‘자선과 연계되지 않으면 사실상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난한 이를 돕는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그리스도가 성부 뜻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셨듯이 신자들의 눈과 마음을 하느님께 돌리는 노력이 요청된다.

‘교회법’ 제1251조는 ‘재의 수요일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하시고 죽으신 성금요일에는 금육재와 금식재가 지켜져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상 나이는 14세에서 60세까지다. 아울러 수난을 묵상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자주 바칠 것이 권고된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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