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상관관계’ 여부 결론은?
정부합동조사단 1년간 조사 진행
본지, 발표 앞두고 기획 시리즈
시민대책위 통합 필요 제안 등
시·지진 피해 주민 큰 호응 얻어
제대로 된 원인 규명 ‘한목소리’

“3월 20일, 포항지진의 원인이 밝혀질까.”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꾸려진 지열발전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오는 20일을 전후해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사결과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한 정부조사단은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4개월 만인 2018년 3월부터 약 1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본지는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5일까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주제로 총 6회에 걸쳐 기획시리즈를 보도했다. 기사가 연재되는 동안 민간은 물론 포항지진 수습과 관련된 기관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보도에는 정부가 운영 중인 정밀조사단과 별도로 포항지역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중심이 돼 지난해 3월 출범한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의 양만재 시민사회분과장(사회복지학 박사)이 시민기자로 참여했다. <관련기사 2면>

기획시리즈는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열발전소가 포항에 건립되는 과정상의 문제점과 지열발전소와 지진과의 연관성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진과 관련,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가 발표할 조사결과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포항시는 이번 보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허성두 포항시 지진대책국장은 “포항시는 지진 관련 보도에 대해 대환영이라는 입장이다”며 “기사가 나간 것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시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보도가 시리즈로 계속 나가면서 중앙정부에 소구력을 갖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중앙정부, 특히 산자부에서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주민들도 보도를 접하고 정부 조사결과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홍제 한미장관맨션 비대위 대표는 “정부 조사단이 지진 원인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국회에 지진 법안도 제대로 통과되질 못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조사단이 제대로 된 원인을 밝혀주길 바라는 측면에서 이번 보도가 촉매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발표될 정부조사결과에서 지진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인 것으로 규명되면 정부가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선 지진발생 이후 2년 가까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이재민들에 대한 주거대책 문제다. 200여명의 이재민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된 6.6㎡(2평) 크기 텐트 안에서 두번째 겨울을 보냈다.

이재민 장철희(76)씨는 “지진으로 살고 있던 아파트의 벽이 갈라지고 천장에 틈이 생겨 비가 새는 등 도저히 살 수가 없어 불편한 대피소 생활을 선택했다”며 “이번 겨울에는 체육관 내부에 난방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하루 3개 지원되는 핫팩에 의지해 혹독한 추위를 견뎌냈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재민들이 모여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와 피해를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진관련 시민단체 5∼6개가 난립하면서 시민 목소리가 분산되고 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시민대책위의 통합 필요성에도 시민들이 공감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 단체에서는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정부 공식발표가 나오기 이전에 소송을 제기해 시민들의 행동통일에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 조모(56)씨는 “포항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구성한 단체 이외에 일부 단체가 정치적인 색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여러 단체에서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시민을 대표하는 1개 단체에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법률분과장을 맡고 있는 공봉학 변호사는 “포항시민들이 지진과 관련해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러 단체가 목소리를 내는)현재의 모습도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은 먼저 오는 20일을 전후해 공개될 정부조사단의 결과를 확인한 후 대응방안을 고민해보겠다”며 “정부 발표에 따라 소송이 필요 없을 수도 있으며 소송을 제기한다면 포항시민 전체의 의견을 모아 신중히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동혁·이바름기자

    박동혁·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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