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3만1천349달러’
최상위 20%서 최대 폭 성장 등
양극화 구조적 문제 해소 시급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06년 1인당 GNI가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이다. 다만, 실제 체감은 쉽지 않아 소득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1천34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만 9천745달러보다 5.4% 늘어난 수치다.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보통 한 나라의 국민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2만 달러 고지를 넘어선 이후 12년 만에 3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동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성장 동력 약화로 10년 넘게 3만 달러의 선을 넘지 못했다. 일본과 독일은 5년, 미국과 호주는 각각 9년이 걸렸다.

인구 5천만명 이상 규모를 가진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곳은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우리나라까지 7개 나라뿐이다.

하지만 1인당 GNI 3만 달러 시대가 실제 체감으로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 월평균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전년 대비 역대 최대인 17.7% 감소한 반면 최상위 20%(5분위) 가구 명목소득은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10.4%)으로 늘었다. 전체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양극화가 던 심해지고 있다. 상위 소수에서의 성장이 이뤄져 서민이나 하위 계층은 성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득·고용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로 나타나 2년 연속 3%대 성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3.1%로 3년 만에 3%대 성장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대로 내려갔다.

민간소비는 2.8%로 2011년(2.9%) 이후 가장 높았고 정부 소비는 5.6%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건설투자는 -4.0%로 1998년(-13.3%) 이후 가장 낮았다.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3.6% 성장했다.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에 따른 토목 건설 감소에 건물 건설까지 부진해 4.2% 줄었다. 건설업 성장률은 지난 2011년(-5.5%) 이후 가장 낮았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천782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 늘어나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1.1%)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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