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자원봉사단체
지역서 유일하게 마을단위로
3·1 운동 펼친 8人 애국지사와
여봉산 유적지 재조명 추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주민들이 지역의 잊혀진 애국지사와 유적지를 재조명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 동구 지역 자원봉사단체인 ‘광복소나무사랑모임(회장 최주원)’과 ‘미대동 3·1만세운동 선양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호)’는 최근 뜻있는 지역민들과 함께 100년 동안 묻혀진 미대동 8인의 애국지사와 여봉산 유적지 재조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3일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활동하고 있다.

‘미대동 만세운동’은 인천 채씨 문중의 혈기 왕성하고 애국심에 불타오르는 청년들이 참여한 마을단위 3·1만세 운동이다.

특히, ‘미대동 만세운동’은 대구 지역에서 유일한 마을단위 운동이기도 했다.

‘고등경찰요사 폭도사편집자료’와 ‘독립운동사 자료집’에 따르면, 1919년 4월 26일 미대동 양반 채갑원(당시 26세)의 집에 채씨(蔡氏) 일족 4명(채갑원, 채봉식, 채학기, 채희각)이 회합한다.

이들은 조선 각지에서 발발한 독립시위 운동을 본받아 독립 만세를 창(唱)할 것을 모의하고 오후 10시경 4명이 미대동 동방 여봉산(礪峰山)에 올라가 만세를 고창(高唱)했다.

4월 28일 오후 10시에는 동민 4명(채명식, 채송대, 채경식, 권재갑)도 함께 독립만세를 고창했다.

이들은 곧 팔공주재소 일 군경에 의해 검거됐으며, 대구 일군 헌병대로 압송됐다고 한다.

결국 5월 17일 대구지방법원은 이틀 동안 독립만세를 외친 주동자 4명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또 다른 4명에게는 지역 6월의 형을 선고했다.

정부는 이들의 공훈을 기려 지난 1992년과 1995년에 걸쳐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다.

이와 관련, 추진위원회는 미대동 8인 애국지사의 3·1만세운동 선양비 건립 제막식을 하고 여봉산과 마을 입구에는 유적지 안내 표지석을 세울 예정이다.

이상호 추진위원장은 “미대동 여덟 분의 애국지사 선양비 건립 등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동참 해주신 추진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위원들과 열심히 논의하고 힘을 합쳐 모든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주원 광사모 회장(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100년 간 묻혀진 미대동 독립만세운동이 늦었지만 오늘날 재조명되고 2개 민간단체가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게 되어 매우 다행한 일이다”며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조그마한 역할이나마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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