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부터 28일까지 운영되는 대구시민주간은 올해로 3년째다. 시민주간은 대구시가 대구정신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자고 하는 목적으로 시작한 행사다.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의 기념일에 맞춰 행사를 기획한 것도 이런 취지를 담아내고 있다. 3년째 접어든 이 행사는 이제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의 의미를 잘 살려 일반인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대구시민주간에 펼쳐지는 각종 기념행사와 더불어 시민주간의 의의와 배경을 이해하려는 시민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대구시민이어서 자랑스럽다”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대구시민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크게 고취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역사적으로 보면 시민사회는 봉건사회를 타파한 이념적 개념이지만 지금은 시민이 주인인 시대정신을 의미한다. “시민 없는 도시는 없다”는 말처럼 시민의식은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핵심적 가치다. 한 도시의 주인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과 자유 평등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의미다. 대구는 3·1 독립운동보다 앞선 1907년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의 출발지다. 나라의 빚을 갚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은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국민적 공감대도 넓혀 남녀노소,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동참했다. 형식은 기부운동이었지만 내용은 일본 통치에 저항한 항일운동이었다. 4·19운동의 도화선이 된 2·28민주운동도 대구에서 시작됐다. 대구지역 고교생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맞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학생 민주화 운동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운동으로 평가된다. 국채보상운동은 201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으며, 2·28민주운동은 지난해 2월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대구시민이 갖고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는 시민의 자긍심을 키우고 장차는 지역의 정체성으로 남게 된다. 대구시민주간의 운영이 중요한 이유도 이런 데 있다. 대구의 올바른 정신을 공유하고 높은 이해도를 통해 대구시민정신을 승화시켜 갈 수 있는 시민소통 문화행사이기 때문이다.

대구를 사랑하고 대구를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아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의 자랑스러운 정신과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승화시켜 대구사랑운동으로 거듭나도록 하여야 한다. 오동욱 박사(대구경북연구원)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민주간이 독창적 콘텐츠 등으로 시민의 호응을 받아 문화정신운동으로 승화하는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자는 뜻으로 보인다. 시민주간 운영이 대구 발전의 추동력으로 작용하고 대구시민의 힘으로 모아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