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74명 중 69명 단순 연기흡입, 주민들 차분하게 옥상 대피
소방 "초동 조치 잘된 편"…건물 내 수색작업 계속

19일 오전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소방당국이 화재·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19일 오전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소방당국이 화재·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19일 오전 대구 도심 목욕탕에서 난 불이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해 107가구가 사는 건물 위층 아파트(5∼7층)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탕에 있던 2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대구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 최초 발생신고를 받은 뒤 소방대원과 소방차 50여대가 긴급 출동해 20분 만인 7시 30분께 완전히 껐다.
이 과정에서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남성 2명이 남탕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중상 3명에 연기흡입 69명 등 사상자 74명이 발생했다.
부상자 가운데 65명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부분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약간 흡입한 것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19일 오전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소방당국이 화재·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불로 이날 오전 9시까지 2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19일 오전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소방당국이 화재·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불로 이날 오전 9시까지 2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건물 규모와 거주자 수를 고려하면 비교적 초동 조치가 잘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경덕 대구 중부소방서 대응구조과장은 "불이 난 건물 일부가 주거지로 당시 건물 안에 사람이 많았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단순 연기흡입"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매캐한 연기 속에서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곧바로 옥상으로 대피한 것도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계자는 "불이 나자 7층에 사는 주민 10여명이 재빨리 옥상으로 대피해 소방대를 기다렸다"며 "이들은 차분하고 재빠른 판단으로 큰 부상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고 말했다.

소방은 불이 꺼진 후에도 현관문이 잠긴 가구를 일일이 확인하며 건물 내에 혹시 남았을 인명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