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명문사학 경신고, 교원 채용 비리 관련자 6명 수사선상에
업체선정 서류조작에 청탁금지법 위반까지 각종 비리로 ‘흔들’

지난 2015년 수능에서 4명의 만점자를 배출하면서 대구지역 사학 명문으로 부상한 경신고가 재단의 각종 비리 등이 드러나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경신고는 지난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뒤 서울대, 의과대학, 명문대 진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명문 사학으로 명성을 이어왔다.

하지만, 2016년 자사고 재지정을 앞두고 재단은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자사고를 포기하면서 지난 2018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명문사학이 비리사학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최근 경신고는 교원 채용 등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구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한 결과 비리관련자 6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경신교육재단 경신고는 지난 2013∼2014학년도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면서 1차 서면평가에서 탈락해야 할 5명의 순위를 조작해 최종 합격하도록 했다.

또, 같은 교육재단 소속 경신중학교는 사설아이스하키 클럽에서 이사장의 아들을 지도했던 코치를 2015학년도 기간제교사 채용 대상자로 내정해 채용한 의혹을 확인했다.

경신교육재단은 2012학년도 제3회, 제4회 국어과 정규교사 채용 시험에서 1차 필기시험 합격 예정자 10명 전원과 2015학년도 제1회 수학과, 화학과 채용 시험에서 1차 필기시험 합격 예정자 6명 전원을 탈락시켜 당시 공고문 내용과 다르게 전형과정을 실시한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한, 2013∼2016학년도까지 교사 채용 과정에서 정규교사 18명, 기간제교사 5명 채용 시 이사장이 직접 수업 실연 평가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이사장은 실기시험(수업시연 등)에 참여가 불가하다’는 자체 규정을 위반해 전형과정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3학년도 경신중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한 서류에는 채점 기준을 1차례 변경해 한 번만 채점한 것으로 서류가 보관됐으나 당시 업체선정에 참여한 위원들은 2차례 채점했다고 진술했고, 물품선정위원회를 한 이후에 평가 기준 변경 결재를 받는 등 서류 조작의 의혹이 발견됐다.

또,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이 실시한 학교자율감사 운영실태 특정감사에서 경신중학교는 개근상 대상이 아닌 학생에게 상을 준 것이 적발돼 교사 경고와 함께 시정조치를 받았고, 교내 학업성적 관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말고사 등 교내 시험에서 복수 정답 처리했다가 교직원 4명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이 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3월에 전 행정실장에게 550만원 상당의 차량을 100만원에 매매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의혹도 확인됐다.

경신고를 졸업한 5회 동문 신모(53)씨는 “2만4천여명의 졸업생과 교사 등 학교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일궈놓은 명성에 먹칠하는 일부 세력들 때문에 어디에서도 졸업생이란 말조차도 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교가 일신우일신해 또 한 번 명성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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