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 ‘세 가지 질문’은 성찰과 지혜가 담겨있는 인류의 보배지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늘 자신이 없었던 왕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큰 상을 걸었지만 시원한 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가장 지혜롭다는 은자(隱者)를 몰래 찾아갑니다. 왕의 질문에 대꾸도 하지 않고 혼자 땅을 파며 밭을 갈고 있습니다. 기분이 상한 왕은 그만 떠나려다가, 기력이 쇠한 은자가 헐떡이며 노동하는 모습이 가슴 아파 마음을 고쳐먹고 돕기 시작합니다. 이때 갑자기 숲 속에서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나타납니다. 외면할 수 없었던 왕은 정성껏 치료해 줍니다. 다음 날 아침 남자는 용서를 구하며 이렇게 말하죠. “왕이여. 저는 당신을 암살할 작정으로 숨어 있다가 호위병에게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입니다. 원수인 내 생명을 구해 주셨으니 이제 저는 당신의 가장 충직한 종이 되겠습니다.”

떠나기 전, 왕은 세 가지 질문을 은자에게 던집니다. “왕은 이미 답을 얻었소! 어제 저를 돕지 않고 바로 떠났더라면 암살당했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저를 불쌍히 여겨 돕기로 결심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왕의 앞에 숨을 헐떡이던 저였고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순간 제게 선행을 베푸신 일이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그에게 선행 베푸는 것임을!”

베스트셀러 작가 팀 페리스는 테니스 광입니다. 하루는 유명한 테니스 코치에게 레슨을 받습니다. 공이 자꾸만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자 코치가 말합니다. “당신은 공을 보지 않고 목표 지점을 보는군요. 네트 너머 목표를 보지 말고 오직 공이 라켓에 맞는 순간의 충격점(Point of Impact)에 집중해 보세요.” 팀 페리스는 이 순간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부드러운 자세로 모든 에너지를 공과 라켓이 맞 부딪치는 순간에만 집중하자 공이 목표물 근처로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위대한 꿈을 품는 것도 중요하고, 가슴 뛰는 비전을 갖는 일도 멋진 일이지만 목표 지점을 바라보기만 한다고 저절로 우리 인생이 충만해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한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을 베푸는 일. 이런 순간들이 모이고 또 쌓일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우며 한 발짝 목표 지점에 도달해 있겠지요.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