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개체 수는 줄지만, 면적은 오히려 늘고 있어 총력방제가 시급하다.

올해 편성된 예산은 오는 3월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알려져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경북은 그동안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 발병 확산이 특히 극심해 좀처럼 오명을 벗어나지 못해왔다. 각급 지방자치단체들의 비상한 노력은 물론, 중앙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고사목 수’로만 본다면 상황은 비관적이지 않다. 2017년 31만1천972그루였던 경북도 재선충병 피해는 2018년에는 19만3천480그루로 줄어들었고, 올해도 실시설계 결과 1월 11일 기준으로 9만7천672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돼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지자체와 산림청 등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피해 고사목 수가 줄어든 성과와 다른 걱정스러운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 섣불리 소나무재선충병을 진압해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경북의 소나무재선충병 반출금지구역 지정 현황을 보면 2017년에는 1월 기준 55만5천6㏊(경북 전체 면적의 약 29%)였으나 2018년 1월에는 71만2천882㏊(약 37%)로 늘어났다. 2019년 1월 현재는 77만8천334㏊(약 41%)로 더욱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조금만 긴장을 늦추고 대처를 소홀히 하면 감염이 창궐할 개연성이 있음을 뜻한다.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인한 경북도내 소나무 반출금지구역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상은 담당 인력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이고, 소요예산이 폭증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이는 불가항력적 재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방심이 불러온 참혹한 결과를 경험했었다. 지난 2010년 소나무재선충병이 불과 3천547㏊에만 발생,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1년과 2012년 5천㏊ 수준으로 발생면적이 늘어났다가 2013년 1만1천550㏊, 2014년 9천644㏊ 발생이라는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여 학계 일부에서는 ‘소나무 멸종위기’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기까지 했었다.

경북도에 배정된 올해 본예산은 252억 원으로서, 이는 오는 3월까지의 방제만 가능하고 하반기 설계와 예방 등의 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선 지자체에서는 “고사목 수가 아닌 면적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대폭 지원이 절박하다.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상징이다. 나무와 숲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