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겨울 날씨는 오래전부터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대표된다. 사흘쯤 몹시 춥다가 나흘은 날씨가 풀리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은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대신하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다는 뜻이다.

미세먼지는 잘 알려진 대로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 공해물질이다. 공기 중에 있는 매연입자들과 황산화물, 수분 등이 엉켜 발생한 미세먼지는 먼지라기보다는 오히려 중금속에 더 가깝다. 금속가루가 공중에 떠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폐 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발암물질을 동반할 수도 있어 이로 인한 더 큰 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국제의학지에서는 미세먼지가 고혈압, 흡연, 당뇨, 비만 다음으로 높은 사망률을 가져 올 것이란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로 인해 갑자기 죽거나 아픈 사람이 많아질 것이란 경고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면 이런 미세먼지의 문제에 대해 과연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깊이 알고 있을까. 또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순히 생활에 불편을 주는 나쁜 공해 정도로 알고 있다면 생각을 바꿔 경각심을 확대시켜 나갈 때가 된 것이다. 미세먼지 공포가 엄습하면서 국민들의 일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바깥 외출을 자제하거나 자동차 운행까지 규제를 받게 되니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청정기 구입으로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국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국가가 나서 미세먼지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 처방에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 정설이다. 중국 공해산업에서 발생한 매연 등이 편서풍에 실려 한반도로 넘어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 내 문제로 국한하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정부가 나서 강력하게 항의를 해야 함에도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국민이 깨달아 여론화시켜나가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