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한동대 교수
김학주한동대 교수

지금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에 예민해져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고민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다.

2차대전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했을 때마다 장단기 금리가 뒤집히는 일이 선행되었다. 지난 10월 3.25%까지 상승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86%로 후퇴했다. 그 결과 미국국채 2년물 금리와의 차이가 0.14%로 좁혀졌다. 이 추세대로 가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하회할 수도 있다.

장기금리는 기업이 지불하는 금융비용인데 그것이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즉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후속조치로 기준금리, 즉 단기금리를 인하해서 투자부담을 덜어줘야 하고, 그만큼 경제가 탄력을 잃었다는 증거가 된다. 그런데 그 동안 장기금리 하락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시중 자금이 풍부하여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줄었고, 그 결과 장기금리가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중자금을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계속 낮아졌다. 결국 장기금리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가 투자기회 결핍임이 확인되며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생겼다.

사실 지금 미국의 고용은 좋다. ISM제조업 지수도 59.3에 이를만큼 활력이 있지만 이런 것들이 세금 인하를 비롯한 인위적인 재정정책 덕분이라면 부양 효과가 떨어지면서 쇼크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지난 15년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도 미국 성장 그늘이다.

중국의 신음이 언제 미국으로 전염될지 모른다. 이런 충격이 올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리먼사태 당시 금융자산 가격이 붕괴되었을 때 새로운 균형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 즉 돈을 풀어 저금리를 만들고 금융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은퇴 후 안정적인 급여를 줄 수 있는 금융자산을 원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런 해법이 통할까? 그렇다고 본다. 물론 지금은 금융자산 가격에 이미 거품이 붙은 상태다. S&P500 주가지수의 PER은 21.5배에 달한다. 이는 위험자산 투자수익률이 4.6%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더 낮은 수익률을 제시해도 감사하며 받아들일 준비가 된 은퇴한 투자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단, 문제해결을 지금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트럼프가 저질러 놓은 인플레 압력 때문이다.

재정지출로 인해 미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 가속화할지 모른다. 또한 저렴한 중국 수입품을 막아 수입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즉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래서 2019년까지 증시 조정국면이 이어지다가 2020년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면 새로운 균형을 찾으며 증시가 반등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무튼 2019년 미국정부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거나 시중자금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이다. 반면 누적된 인플레가 드러난다면 미국의 실질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이며 달러 약세도 불가피할 듯하다. 이는 금가격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다. 금 가격은 최근 다소 반등했는데 2019년 그 추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한편 2018년 미국 기술주가 크게 타격을 받았던 이유는 금리상승 우려였다.

기술주로의 쏠림이 심해 금리상승에 따른 시중자금 위축시 수급상 불리하다.

또한 기술주 대부분이 미래산업인데 금리 상승시 미래 현금흐름이 장기채권처럼 크게 디스카운트 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금리상승에 대한 걱정이 일단락된다면 기술주의 반등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