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패밀리
경주국립박물관 휴게소 ‘원더풀 패밀리’가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주관광의 1번지인 경주국립박물관내 휴게실을 운영하는 이승무씨(65) 가족은 관광성수기를 맞아 바쁜 일손을 돕기 위해 한 곳에 모이면 외국어 박람회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중국어에 능통한 이씨 가족 중에는 며느리 노현주씨(38)는 일본어를, 딸 행계씨(37·독일 거주)는 영어와 독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외국인들과 사투리에다 농담까지 주고받는 실력가이다.

이 때문에 이씨 가족들은 외국인들의 출입이 잦은 경주국립박물관에서 휴게실을 운영하면서 단순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외국인들에게 경주를 바로 인식시키고 등 넘어 들려오는 외국인들의 대화 가운데 왜곡된 경주문화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바로 잡아준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30년 가까이 박물관 터줏대감 노릇을 하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경주 문화와 관광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아버지 이씨의 자긍심 세우기에 톡톡히 한 몫을 거들고 있는 셈이다.

40여평의 좁은 휴게실 공간에서의 활약이지만 이씨 가족들은 경주 전체를 홍보하고 친절하게 외국인을 대하는 등 경주 관광 평점을 올리기에 충분하단다.

특히 인정이 많은 이씨 가족들은 후진국의 관광객들에 대한 대우는 특별하다.

이씨의 부인 김정자씨는 3년전 경주 관광차 박물관 휴게소를 찾은 2명의 스리랑카 젊은 여성들이 식사로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누추한 음식을 렌지에 데워달라며 건네받은 내용물을 보고는 이내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비빔밥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 친절이 인연이 되어 지금도 한글로 감사의 편지를 받았을 정도다.

또 이씨는 지난 2002년 한국인을 입양한 호주인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게 되자 우리 혈육을 친자식처럼 대해주는 광경을 보고 이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점심을 대접해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과 편지와 전화를 통해 지속적인 교류를 갖게 됐다.

며느리 노씨도 몇 해 전 식사 후 음식값을 지불 하려던 일본인 여성 관광객이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당황해하자 자신이 갖고 있던 일화 2만엔을 쥐어주며 일단 안심하고 경주 관광을 마치라며 친절을 베풀어 이 여성이 일행을 이끌고 다시 경주를 찾게 했다.

딸 행계씨도 지난 주말 경주 관광에 나선 독일 부부 관광객이 서로가 원하는 관광 코스를 고집하다 부부싸움으로 번지기 일보직전에 유창한 독일어로 이들을 즉석에서 화해시키는 기지를 발휘해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씨는 “가족들의 의기투합으로 외국인들이 경주 관광에서 놓칠 수 없는 박물관 코스가 더욱 유익하고 편안해 질 수 있도록 해 다시 이들이 경주를 찾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관광산업은 작은 감동하나가 미치는 파장이 대단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su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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