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향객들을 환영하기 위해 마을어귀와 초등학교 담벼락 등에 내걸렸던 현수막이 자취를 감추는가 하면 5일간의 연휴에도 불구하고 명절 연휴면 으레 이뤄지던 동창회 및 친목모임도 크게 줄어 어려운 경제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매년 추석과 설 명절 때면 지역의 사회 및 자생단체와 각종 협회 등지에서 귀향객들을 환영하는 문구의 현수막을 명절 1주일 전부터 마을어귀 등 눈에 잘 띄는 곳을 선점하기 위해 앞 다퉈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올 설에는 이 같은 현수막을 찾기가 어려웠다.

또 명절 연휴를 이용해 모처럼 고향을 찾은 동창들과 각종 친목 모임도 예년에 비해 휴일일수가 예년 명절에 비해 늘어난 데도 불구하고 각종 친목모임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경주지역 광고협회 및 각 읍?면?동에 따르면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일주일 전부터 현수막 제작을 요청하고 해당기관을 찾아 현수막 설치 요청을 의뢰해왔는데 이번 설에는 이 같은 현수막 제작과 설치 요청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강읍의 경우 각 단체와 협회, 지부 등지에서 매년 추석과 설 명절을 맞아 내건 현수막이 7~10개 이상이지만 올해는 한군데도 내걸리지 않아 설 명절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또 지역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도 “돈벌이를 위해 전국으로 흩어져 바쁜 직장생활을 하던 출향인들이 명절 연휴를 맞아 모교를 찾아 친목을 다져는데 이번연휴는 예년에 비해 휴일수가 늘어난 데도 불구, 장소 협찬 의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설을 맞아 서울에서 1년여 만에 고향을 찾은 김모씨(41 교사)는 “매년 명절이면 톨게이트에서부터 마을어귀까지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쉽게 눈에 띄었는데 이번 설에는 이 같은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고 고향 친구들의 모임도 없어져 아쉬움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명절 분위기를 띄우는 현수막과 친목모임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며 “이는 경기 불황에서 비롯된 위축 심리와 넉넉지 못한 개인 주머니 사정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갈수록 새해인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사라질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경주/김성웅기자swkim@kb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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