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700원짜리 과태료 통지서 보냈다고 멱살잡이 당합니다”

9일 대구 서구청 환경관리과. 1~2분 간격으로 계속 전화가 울려 댄다. 이날 오전 환경관리과에 걸려온 전화는 300여 통 이상. 이달 들어 하루 평균 500통 이상의 항의성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항의성 민원인들도 끊임없이 찾아온다. 일 평균 50명.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민원인. 주먹다짐 하려는 민원인까지.

도대체 환경관리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달 서구청 환경관리과는 음식물 쓰레기 관련 과태료 일제정리를 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부과된 음식물 쓰레기 요금 미납 주민들에게 과태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 이번 과태료 징수 대상 주민은 39만 명. 타지역 이주 주민들에게까지 과태료 징수 독촉 고지서가 날아가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서구청의 과태료 독촉 징수 금액은 적게는 2천700원에서 많게는 10여 만 원.

구청으로 걸려오는 항의성 전화와 찾아오는 민원인 대부분 2천700원짜리 과태료 부과 주민들이다.

구청 환경관리과는 밀려드는 항의성 민원으로 지난 8일 임시직 직원까지 고용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민원 폭주 사태로 정상적인 업무를 평일 낮시간 전혀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서구청 환경관리과 한 직원은 “매년 음식물 쓰레기 요금 미납 일제정리를 하고 있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하루 수백통 이상 걸려오는 항의성 민원전화가 가장 문제다. 다른 업무를 전혀 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구청 환경관리과의 공황 사태는 경기불황이 주원인이라고 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3천 원이 안 되는 과태료 징수액에 불만을 갖는 주민이 이처럼 많은 것은 경기불황 탓 말고는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올해 서구청 환경관리과의 과태료 징수액은 총 14억 원. 그러나 구청은 자체적으로 목표 징수율을 20% 악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현수 서구청 환경관리과 재활용계 계장은 “환경관리과(재활용계) 마비 사태는 음식물 쓰레기 과태료 납부에 대한 시민 의식 부족, 공무원의 행정처리 미숙 등을 원인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이런 일이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불황 탓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조사한 3/4분기 지역경기전망 조사에서 지역 경기전망지수는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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