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년째 매년 수천만원씩 투입하고도 이용객 ‘뚝뚝’
관광지 인지도·수익성 등 자체조사도 없이 운영해 와
‘불의 공원’ 포함 등 탄력적 코스 운영·업체 확대 등 시급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포항시 시티투어 이용객이 급격히 줄고 있다. 최근 유력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이슈가 된 ‘불의 정원’도 둘러볼 수 없는 등 운영부실이 인기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해 시티투어 관광객은 올해 11월까지 1천300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8년(2천명)보다 적을 전망이다. 시티투어는 지난 2011년 이용객 4천200명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다 2016년 1천34명, 2017년 1천625명 등 전성기의 절반에도 못미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시티투어는 ‘퐝타스틱 포항관광시티투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해 매년 3천만∼7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수천만원의 혈세가 투입되지만, 이처럼 관광객이 찾지 않는 이유로는 부적절한 관광지 선정을 들 수 있다.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죽도시장,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등 다소 알려진 명소들이 선정돼 있지만 포항시 자체조사를 통한 해당 관광명소 인지도, 방문객수, 관광수익, 다른 관광명소와의 연계 가능성 등 객관적 지표는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포항을 방문한 대구시민 김모(25·여)씨는 “불이 나오는 구멍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포항을 방문해 투어버스를 탔는데, 코스에 불의 정원이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면서 “홍보를 잘하면 전국적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을 자원인데, 이용을 못 하는 거 같다”고 혀를 찼다.

포항시민 한모(45·남구 대잠동)씨도 “최근 이강덕 시장이 불을 정원을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혔지만, 포항시는 쉽게 수정할 수 있는 시티투어 노선조차 바꾸지 않는 등 엇박자 행정을 펴고 있다”면서 “코스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최근 트랜드를 중시하는 젊은 관광객들까지 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마다 시티투어 참여 업체를 위한 경쟁입찰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해당 업체 수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포항시축제위원회가 시티투어 운영을 운영을 담당했지만, 이후에는 월드고속관광, 현대고속관광, 가람여행사 3곳의 업체만이 협상에 의한 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지역관광업계에 따르면 포항시를 기반해 전세버스를 운영하는 관광업체는 28곳이나 돼서 보다 많은 업체가 입찰에 참여토록해 수익성은 물론, 합리성 확보에도 포항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관광지 선정 기준이 따로 있지는 않다”며 “입찰 업체 수는 기존보다 늘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의 정원 특성상 버스에서 내려서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불의 정원을 코스에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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