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바둑 결승 제1국… 192수 백 불계승
우승까지 단 1승…오늘 왕좌 놓고 제2국 맞대결

▲ 안국현 8단(왼쪽)이 3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커제 9단에게 19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기원 제공
안국현(26) 8단이 중국랭킹 1위 커제(21) 9단을꺾고 개인 첫 세계대회 우승에 유리한 발판을 놓았다.

안국현은 3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커제에게 19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안국현은 초반 실수(26수)로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커제가 상변에서 저지른 방향착오(57수)를 기회로 하변에서 이득을 보며 흐름을 잡았다.

중후반에 접어들면서는 안국현이 커제를 압도하며 항복을 받아냈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이지현 9단은 “안국현의 완승이다. 안국현의 침착함이 빛을 발한 대국이었다. 정말 완벽한 내용이었다”고 총평했다.

안국현은 “초반에 약간 좋지 않았으나 이후 형세가 풀렸다. 커제 9단이 중반에 계속 실수를 해서 승리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번기 승부에서 첫판을 잘 이기고 두 번째 판의 내용이 별로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심리 조절을 잘해서 2국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국현은 4일 제2국에서도 승리하면 삼성화재배 우승을 거머쥔다. 2014년 김지석 9단의 우승 이후 4년 만에 나오는 한국 기사의 삼성화재배 우승이다.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비유된다.

안국현은 지난해 국내 기전인 GS칼텍스배 우승에서 우승했지만, 세계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국현의 국내랭킹은 21위다.

커제는 중국에서도 최강자로 꼽히는 거물이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르는 등 이미 세계대회 우승컵을 5차례 들어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안국현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커제로 정해져 있으니 상대의 기보를 많이 보면서 잘 맞춰가는 데 중점을 뒀다”며 단단한 준비로 얻은 자신감을 보였다.

안국현은 삼성화재배 4강에서도 한국 기사로는 유일하게 진출해 난적 탕웨이싱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커제도 꺾으면서 안국현은 중국 기사 상대 8연승을 달리며 ‘중국 킬러’ 면모를 재확인했다.

삼성화재배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며,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한국은 삼성화재배에서 13회 우승했고, 중국이 8회, 일본은 2회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