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 기업 대출액
올 9월 현재 8조5천63억
8년만에 2배이상 불어나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며 부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대외적 요인으로 시장 대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한은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 경기 침체와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궁지로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경북동해안 지역의 예금은행 기업 대출액은 지난 2010년 5조3천40억에서 2018년 9월 현재 8조5천6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금액이 7조 998억원으로 약 83.5%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자영업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도매 및 소매업의 예금은행 대출액은 같은 기간 7천54억원에서 1조255억원으로 늘었고 숙박 및 음식업도 2010년 1천842억원에서 올해 9월 현재 4천535억원, 부동산 및 임대업도 2천7억원에서 6천650억원으로 대출 규모가 수 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 비은행권에서의 대출도 급증해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2010년 4조6천419억원이었던 경북동해안 지역의 비은행권 총 대출액은 올 9월 현재 11조38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시중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대출 조건이 더 좋지 못한 비은행권을 찾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들이 금리 상승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 등의 부채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자금 조달이 필요하거나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에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경북도 금리 인상이 불러올 파장을 시급하게 진단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가구의 연평균 이자 부담은 402만 5천원에서 496만 6천원으로 94만 1천원 증가한다. 이 중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연평균 519만 5천원에서 641만 7천원으로 122만 2천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높은 주택담보대출 비율도 지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시각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사업자금과 가계자금을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통계에 구분되지 않는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자영업자의 실제 빚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동해안 지역의 올 9월 현재 예금은행 전체 가계대출잔액은 4조646억4천100만원으로 이 중 주택대출이 2조 6천350억5천400만원으로 64.83%을 차지하고 있다.

장사가 잘되지 않으면 자영업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운전자금으로 쓰는 경우도 상당한데다, 금리 인상이 일반 서민의 대출 상환 부담으로 이어져 결국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에게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업이 늘어나고 있어 우려된다. 포항은 부동산과 상권 조정기가 온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면서 “그래도 창업을 해야 하는 경우는 중앙동의 도심재생과 흥해 특별재생 등 새로운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앞으로 상권이 어떻게 이동하거나 형성될지 신중하게 분석하고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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