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사진> 전 대표는 20일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가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지 5개월여만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패배로 사퇴한 홍 전 대표는 9월 중순까지 미국에 머문 동안 페이스북 정치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유트브 1인 방송인 ‘TV홍카콜라’ 출범과 ‘프리덤 코리아’ 결성을 위해 꾸준히 보수우파 성향의 인사들을 접촉하며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왔다.

홍 전 대표의 재등판에 따라 권력재편 전환기를 맞는 당내 역학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정치 재개를 선언함 시점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전초전 열기가 서서히 올라가는 국면과 겹쳐 내년 2월 말∼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무엇보다 친박계가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7월 당대표로 선출된 뒤 1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당협위원장 인선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통해 당 장악력을 키웠다. 실제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원외 위원장을 비롯해 강효상 의원 등이 친홍계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친박계를 겨냥한 독설로 인해 보수진영에서는 나름대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아직 전대 관련한 세부적인 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당원과 일반 여론이 5대 5 비율로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홍 전 대표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거친 말 등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으로 보낸 귤을 두고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었겠느냐”라는 의혹을 제기한 후 오히려 ‘차떼기당’의 흑역사가 불거져 당내에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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